완연한 봄과 함께 스케이터들이 돌아왔다.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몸과 마음을 충분히 녹인 그들은 이제 길거리 위에서 그 누구보다 자유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4월 7일, 국내 로컬 스케이트 브랜드 ‘하티스(HOTICE SKATEBOARD)’의 팝업에서 열린 파티에 보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자기 멋대로”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그래서 자기만의 멋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매력적인 로컬 스케이터들을 만나보자.
박민성
모자의 문구가 인상적인데, 어떻게 구하게 되었나?
뉴욕을 기반으로 하는 스케이트보드 매거진 쿼터스낵스(Quartersnacks)의 볼캡인데, 40살까지 타는 스케이터라는 문구가 너무 멋있었다. 늙을 때까지 보드를 타고 싶다는 마음으로 구입했다.
보드 탈 때 듣는 최애 플레이리스트나 앨범이 있다면?
클래식. 차분한 상태로 트릭을 연습하기 위해 클래식을 듣는다. 유튜브에서 진짜 ‘클래식’ 이 세 글자를 검색한 다음 아무거나 틀어놓고 보드를 탄다.
김범수, 이호성, 최현경
두 분이 오늘 입은 옷들 모두 호성님 옷이라고 들었다.
김범수: 호성이 형네 집에서 오늘 다 쓸어왔다.
이호성: 좋은 사람들한테 사놓고 안 입는 옷들을 자주 선물하곤 한다. 킥플립(Kick Flip)을 잘해야 입을 수 있는 트레셔(THRASHER) 후드티는 범수에게 넘겨줬고, 현경이 형한테는 허프(HUF) 브랜드의 회색 후드티가 잘 어울릴 것 같아 선물하게 됐다.
김범수: 하우 머치로 치면 0원이다. 생각해 보니 그렇네. 오늘 입은 옷 다 호성이 형한테 받았고, 신발은 컨버스 행사 때 받은 거고, 시계도 여자친구가 사준 거고. 안경도 엄마가. 내가 산 게 양말이랑 팬티밖에 없다. 돈을 안 벌어도 되나?
최현경: 나는 심지어 보드에도 내 지분이 없다. 여기 이 데크도 주운 거고, 휠도 샵에서 안 쓴다 해서 받았고, 트럭도 일본인 친구에게 받은 거다. 없어 내가 산 게.
김범수: 여러분, 원래 지구도 빌려 사는 겁니다.
이경완, 김한
오늘 두 사람의 스타일이 겹치는 것 같다. 미리 연락해서 맞춰 입고 나온 건가?
김한: 형님, 전화기가 있으세요?
이경완: 연락하고 지내는 사이가 아닙니다, 저희는.
김한: 오늘 콘셉트요? 공연은 해야 하는데 결혼식장 갔다 와야 해서… 왜요? 이렇게 입으면 안 돼요?
이경완: 괜찮지 이 정도. 결혼식 때는 보통 그 무리에서 제일 튀게 입어야 하거든. 무난한 옷 입고 가면 안돼. 무조건 알록달록!
박혜진, 최현대
장바구니에 넣어놓은 아이템 중 가장 사고 싶은 것은?
최현대: 리얼트리 패턴의 빈티지 점퍼를 사고 싶어 장바구니에 넣어놨다. 보여드리겠다. 잠시만… 엇?! 팔렸네…
박혜진: 저는 이럴까봐 빈티지는 얼른 손에 넣는다. 장바구니에서 최근에 정말 큰맘 먹고 꼼데가르송 치마 하나 구입했다.
권은무
요즘 꽂힌 바지 핏은?
요즘은 슬림핏이 좋다. 보드 탈 때 슬림하게 입는 게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아서 보드 탈 때도 슬림하게 입는다. 지금 입고 있는 릭오웬스 코트와 같이 말이다. 궁금하면 라브로스(LABROS) 영상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심우빈
헤드폰이 눈에 띈다. 패션인가 아님 정말로 듣는 헤드폰인가?
보드 탈 때 진짜로 듣는다. 사운드와 음악 장비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 5만 원으로 웰메이드한 사운드를 경험해 볼 수 있다 해서 구매해 본 제품이다. 코스(KOSS)라는 브랜드의 헤드폰으로, 슈프림이랑도 콜라보를 했었던 브랜드다.
Editor | 김해찬
Photography | 김해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