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음악이 조화를 이룰 Yosi Horikawa의 라이브 공연 ‘일파만파’ @원효사

주변 사물과 자연, 일상의 소음에서 얻은 소스를 음악으로 탈바꿈시키는 일본의 사운드 아티스트 호리카와 요시(Yosi Horikawa). 일상의 소음을 음악적 소스를 활용하기 시작한 때는 그가 12세의 나이로 막 초등학교를 졸업했을 때라고. 능동적으로 듣는 귀가 일찍부터 트인 그는 지금 자연과 일상의 소리를 유연한 조직처럼 조합하여 독창적인 사운드스케이프를 창작하고 있다.

그런 호리카와를 다룬 라이브 영상은 유튜브 등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중 눈여겨볼 법한 영상은 일본의 사찰 대중지(大中寺, Daichuji)의 라이브. 적막한 절을 배경으로 정좌로 앉은 호리카와가 비범하게 주변의 소리를 켜켜이 쌓아 음악으로의 패턴을 형성한다. 특히나 코로나바이러스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시기에 촬영하여 사회적 거리 두기, 자가격리로 인해 자연과 단절된 시청자들에게 안락을 제공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National Asian Culture Center, ACC) 주관, 국내외 월드뮤직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이벤트 ‘제15회 ACC 월드 뮤직 페스티벌’에 호리카와 요시가 내한할 예정. 이름하야 ‘일파만파(一波萬波)’라고 예고된 그의 라이브 셋은 8월 28일과 29일 양일 오후 7시 30분에 광주 무등산의 고즈넉한 사찰 원효사에서 미디어 아티스트 목진요 작가와 협업한 무대가 마련될 예정이다.

‘일파만파’. 하나의 물결이 연쇄적으로 많은 물결을 일으킨다는 그 예고처럼 호리카와가 일굴 소리의 켜는 내면 깊숙이 퍼져 깊은 울림과 여운을 남길 것을 예상 하는바, 오늘은 호리카와 음악의 이해를 돕는 짧은 인터뷰를 하단에 공개한다. 소리의 경계를 넘은 그의 음악 이야기를 확인하고 관심이 있다면 원효사를 직접 방문하여 그의 라이브를 두 눈에 담길 바란다.


한국의 독자들에게 자신의 소개를 한다면?

필드 레코딩과 발견된 소리를 사용하여 음악을 작곡하는 사운드 크리에이터 호리카와 요시다. 또한 음향 디자이너와 오디오 장비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위키디피아에 따르면 당신은 12세부터 일상의 소음을 활용한 음악을 만들었다고. 일상에서의 소음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간과하기에 여기서 영감을 얻은 당신에게 큰 호기심을 느낀다. 더군다나 12세의 어린 나이에 소음을 능동적으로 듣는 태도를 가졌다니 놀랍기 그지없는데. 비범한 발상의 계기에 관하여 스스로 설명을 부탁한다.

어렸을 때부터 영감을 주는 것들의 메커니즘에 관해 생각하고, 그것들을 어떤 방식으로든 재창조해 보는 걸 좋아했다. 그래서 내 방에는 내가 직접 만든 무언가들이 많이 있었지. 음악도 그중 하나였다. 음악에 열광했고, 내가 왜 그렇게 감동을 받아하는지 항상 이유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그에 더해서, 음악을 만드는 방법을 찾았지만, 당시에는 악기가 없었다. 그즈음에 KRS ONE의 앨범 [Return of the Boom Bap] CD 슬리브에서 그가 헤드폰에 대고 소리를 지르는 사진을 찾았다. 처음에는 그가 무엇을 하는지 몰랐지만, 앨범에는 시끄럽고 로파이한 목소리가 있어서 그 목소리가 헤드폰으로 녹음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 흥미로웠다. 그래서 나도 똑같이 헤드폰으로 모든 소리를 녹음을 시도해 봤다. 그 순간부터 내 주변 모든 소리가 음악의 요소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당신의 음악에 영향을 주고 영감을 준 인물이나 사건을 한 가지 꼽자면?

음악적으로 나에게 영감을 준 음악가들이 너무 많다. 다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가장 큰 사건을 꼽자면, 앞서 이야기한 헤드폰이 마이크 대신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한 순간이다. 이는 내 음악 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이었다.

한편 지금 당신의 음악은 어떻게 발전되었나? 주로 사용하는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소개하자면.

처음 음악 비슷한 것을 만들기 시작했을 때는 카세트 테이프 녹음기와 헤드폰 하나만 사용했다. 아르바이트로 조금 돈을 벌게 되면서, 처음으로 구입한 음악 장비는 Akai의 샘플링 머신인 ‘Remix 16’. 점차적으로 더 많은 악기를 추가했지만, 항상 내가 직접 녹음하고 창작할 수 있는 소리를 찾았다. 지금은 ‘Pro Tools’라는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여 작업하고, 내가 직접 만든 모니터 스피커와 여러 마이크를 사용한다.

레코드 및 음악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디스콕스(Discogs)’에서는 당신의 최근 앨범 [Spaces]를 추상적(Abstract)이라는 단어로 묶었다. 당신은 이에 동의하는가? 혹은 당신의 음악을 스스로는 어떻게 정의하나.

내 음악에 대한 모든 의견을 듣는 것이 좋다. 구체적인 소리로 만든 내 음악에서 추상을 발견한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정말 흥미롭거든. 음악은 때때로 청취자의 기억, 경험, 신념과 강하게 연결될 수 있는데, 그것이 나에게 가장 중요한 점이다.

3년 전, 대중지(Daichuji, 大中寺)에서 고즈넉한 정원을 바라보며 라이브를 진행했다. 그 경험은 어떠했나?

정말 특별한 시간이었다. 사찰 안에서 공연할 수 있는 귀중한 경험과 그 경험에 관심을 가져준 스님께도 감사하고. 그 라이브 공연은 대중지 사찰에서 열린 작은 축제의 일부였다. 대중지는 선종 사찰로 우리는 사찰의 넓은 마당에 16개의 스피커를 사용하여 사운드 설치물을 만들었지. 사람들이 마당을 걸으면서 영적으로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설치물을 만들고자 했다. 난 그 설치물을 위해 만든 소리를 마당에서 공연했고.

또한 ‘광주ACC월드뮤직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원효사에서 ‘일파만파’라는 사운드스케이프 공연을 개최할 예정이다. 3년 전 대중지 라이브 영상을 확인하면 이번 원효사에서 당신이 펼칠 라이브 또한 큰 기대감이 생기는데. 이번 일파만파는 어떻게 준비하나.

원효사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면, 그곳의 소리를 직접 녹음하고 라이브 공연을 위해 소리를 준비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게도 그곳에서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없었다. 다행히 축제 직원들이 원효사에서 촬영한 영상을 보내주었다. 그 영상을 보면서 그곳의 풍경과 어울릴 만한 소리를 상상하고 있다. 이전에 광주 비엔날레에서 건축가 쿠마 켄고(Kuma Kengo)의 작품에 사운드 디자이너로 참여했을 때, 그곳의 기후가 일본과 비슷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일본에서 녹음한 소리들이 원효사와 잘 어울릴 것이라고도 생각한다. 이 장소와 잘 어우러지는 라이브 세트를 만들고 싶다. 감사합니다!

제15회 ACC 월드뮤직 페스티벌 예매 페이지
제15회 ACC 월드뮤직 페스티벌 인스타그램 계정

RECOMMENDED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