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샵 앞 광장에 등장한 스케이트 박스

지난 10월 녹사평역 앞 소위 케이크샵 광장이라 불리는 스케이트 스팟에 스케이트 기물이 등장했다.

직사각형 박스 하나지만, 그간 맨바닥을 놀이터 삼아 스케이트보드를 즐겼던 이들에게 이보다 더 재미있는 놀이기구가 또 있을까. 이 소식을 들은 로컬 스케이터가 케이크샵 앞으로 속속 모이기 시작했고, 기물을 활용한 트릭을 펼치며, 각자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는 중이다.

이태원 내 새로운 스케이트 명물로 자리 잡은 그라인드 박스의 정체는 무엇일지. 이를 직접 기획하고 실행에 옮긴 스케이터 문선우에게 몇 가지 궁금한 내용을 물어봤다.


스케이트 박스의 주인공?

문선우라고 하고, 현재 슈프림에서 근무하고 있어. 보드 타러 가고 싶다…

어쩌다 케이크샵 앞에 그라인드 박스를 놓을 생각을 했나.

슈프림에 근무하면서 자연스레 어떻게 하면 로컬 스케이트 신을 서포트할 수 있을까 고민했어. 그러다 스케이터가 편하게 탈 수 있는 스트리트 스팟도 적고, 서울 내 몇몇 스케이트 파크가 있어도 바닥이 좋지 않거나, 기물이 별로인 경우가 있어서 박스를 만들기로 했어. 물론, 회사 측에서도 이를 원했고.

서울 내 여러 스팟 중 케이크샵을 택한 이유는?

우선 케이크샵 앞 광장은 오래전부터 스케이트보드 타는 친구들이 편하게 즐겨 타온 스팟이기도 하고, 국내에서 제일 오래된 스케이트 숍인 투사 스케이트보드(Tussa Skateboards)가 있는 곳이기도 해. 투사에서 기물을 만들어 놓았지만, 많이 낡아서 대체할 기물이 필요하다고 느꼈어. 위치도 서울의 중심이라 여러 스케이터 친구가 어디서든 편하게 올 수 있을 것 같았어.

박스에 붙여진 슈프림 박스 로고 스티커가 눈에 띄는데, 무슨 관련이 있는지.

응. 슈프림에서 지원해 준 덕분에 스케이트 박스를 디자인하고 만들 수 있었어. 근데, 최근에 확인해 보니까 누가 그 스티커를 조심스레 떼어 갔더라고. 하하. 참고로 이 박스는 문현욱 형이 제작해 줬어. 완벽한 박스를 만들어줘서 너무 감사해.

기물 관리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궁금한데.

사실, 따로 박스를 관리하는 사람은 없어. 하지만, 스케이터 친구들이 박스를 잃고 싶지 않다면, 사용 후 보관 장소에 잘 옮겨둘 거라고 믿어. 근처를 지나가다 슬쩍 보면 원래 자리에 잘 놓고 가더라고. 고마워, 친구들.

누구나 와서 사용할 수 있나?

물론이지.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친구라면 언제나 환영이야. 인스타그램이든, 어디든 박스 타는 친구들의 클립을 보고 싶어. 미친 트릭이 나왔으면 해.

최근 이 박스를 중심으로 한 비디오도 공개했는데.

함께 자주 보드타는 스케이터 친구들과 박스 세쉬를 가졌어. 영상은 엘빈이, 사진은 우빈이 촬영했지. 스케이터 친구들에게 새로운 박스가 생긴 케이크샵 광장의 바이브를 보여주고 싶어서 진행했어. 기물이 살짝 높다는 피드백을 받았지만, 뭐, 계속 타다 보면 좋은 팝을 갖게 될 거라고 생각해. 하하.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먼저 기물을 만들 수 있게 지원해 준 우리 회사 사람들, 그리고 영상과 사진을 남겨준 엘빈과 우빈, 그리고 스케이터 친구들에게 정말 고마워. 앞으로 많은 친구들이 박스를 자유롭게 이용해 줬으면 좋겠고(미친 클립 기대할게), 언젠가 서울에도 뉴욕 탐킨스 스팟같은 곳이 생겼으면 좋겠네.


Editor | 오욱석
Photographer | 심우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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