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음악, 미술, 게임을 비롯해 다양한 문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스스로 자부하는 전설의 아티스트 쿨 헤어 보이(Cool Hair Boy)를 소개한다. 홍대와 이태원, 흔히 말하는 젊음의 거리를 지날 때 벽에 붙은 의문의 외국인 합성 스티커를 본 적 있는가? 현재 대한민국에 체류 중인 쿨헤어보이-줄여서 쿨헤뽀-는 자신의 얼굴을 다른 사진과 합성한 스티커를 직접 길거리와 온라인에서 노출시키고 있다. 쿨헤뽀는 간단한 인터뷰와 더불어 자신의 얼굴이 박힌 티셔츠를 VISLA 스토어에서 팔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도대체 시팔, 쿨헤뽀가 뭐길래? 왜 그렇게 미친 듯이 자신의 얼굴을 합성하는 걸까? 쿨헤뽀는 왜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정신 나간 티셔츠를 VISLA에서 단독으로 팔고 싶은 걸까? 우리는 그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반갑다. 캐나다에 사는 외국인과 한글로 진행하는 인터뷰는 처음인데 당신은 어떤가?
한국인과 한국말로 인터뷰하는 건 나도 처음인데, 내가 캐나다 사람인 건 어떻게 알았나?
캐나다 사람처럼 생겨서 캐나다 사람이라고 믿었다. 캐나다가 아닌 곳에서 살다가 캐나다로 이사 갔나?
캐나다에서 살다가 캐나다 근처로 이사 간 적은 있지만, 캐나다 밖으로 나간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안하다. 본인 스스로 예술가라고 칭하던데, 사실인가?
처음 밝히는 거지만, 학창시절에는 점술가, 20대에는 마술사였다가 지금은 아티스트로도 불리지만, 그건 다 가짜다. 사실은 캐나다 관광청이 주관한 많이 먹기 대회 챔피언이다.
한국에 처음 왔다고 들었다. 살 만한가?
이것도 역시 처음 밝히는 거지만, 어머니가 한국 사람이다. 울산에서 태어나셨지. 그래서 내가 김치를 좋아한다.
쿨헤어보이가 대체 뭐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
귀찮다. 넘어가자.
당신은 소셜 미디어에서 멀게는 70, 80년대 팝컬처부터 가깝게는 작금의 서브컬처까지 막강한 스펙트럼으로 사람들을 경악케 하고 있다. 이러한 광활한 재료의 원천을 알고 싶다.
내 모든 창작물의 기원을 쫒다 보면 한 가지 놀라운 사실에 도달한다. 나조차도 섬뜩한, 절대 의도하지 않은, 날것의, 때 타지 않은 순수함 그 자체, 원형본질의 ‘웃음’이다. 웃음이라고 하면 뭐 시답잖은 농담이나 조크 정도를 떠올리며, ‘웃기려고 애쓰는 타입이구먼’이라 말할 테지만, 내가 구현하는 웃음은 당신들이 생각하는 일반적인 2차원적 ‘웃음’이 아니라 ‘보손 끈 이론’에 등장하는 양자물리학이 적용된 웃음이다. 그런 관측불가의 이론으로나 증명될 법한 고차원적 웃음을 추출하기 위해 인간의 역사 속에서 기록으로 남겨진 모든 시대의 머티리얼을 대입시킨다. 그런 사유로 이런 폭넓은 스펙트럼을 갖게 된 거다. 결코, 의도한 게 아니다. 나를 굳이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날것의 진짜배기 웃음결정체’가 되겠다.
당신이 보여주는 예술세계에 비해 과하다 싶을 정도로 포장하는데, 수치심이나 겸손함 같은 건 없나?
나의 대단함을 이런 토막 인터뷰 몇 글자 왔다 갔다 하는 정도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나? 교회에서 십일조 헌금 낼 때, ‘이거 돈 내면 예수가 알기는 할까‘라고 생각하면서 헌금하나? 난 지금 나 쿨헤어보이의 경이로움을 표현할 만한 적절한 한국어 미사여구를 찾지 못해 한국어 인강을 듣는 중인데…..
그만하자.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쿨헤어보이의 육신은 언젠가 소멸하겠지만, 정신은 영원히 당신 가슴속에! Don’t forget the Coolhairboy, Don’t forget the j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