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 뮤지션 여전희, 싱글 “Blame Game” 공개 / 미니 인터뷰

R&B 싱어 여전희(Yeo Journey)는 “6월 30일”,”한여름밤의 꿈” 등의 트랙이 수록된 EP [Paradise]를 통해 한 여인을 떠나보내는 과정에서 여린 소년의 심정으로, 그녀를 잊기 위해 몸부림치는 묘한 감정을 담아냈다. 반면 최근 공개한 싱글 “Blame Game”은 분노로 가득 차 있다. 크게 벌린 입, 큼지막이 박힌 빨간 ‘BLAME GAME’ 글씨는 그가 절규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또한 낮은 베이스, 갈기갈기 찢어지는 스네어는 과거의 여린 소년을 사정없이 뭉개버렸고, 잘잘못을 따지며 책임을 전가하는 ‘Blame Game’에 치를 떨며 “Ain’t no more blame game”을 반복적으로 읊조린다. 일종의 권태를 풀어낸 [Paradise]로부터 불과 4개월 만에 분노를 토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전희에게 그 이유를 직접 물어보았다.


MINI INTERVIEW

여전희(Yeo journey)는 본명인가?

예명이다. 화장실에서 쪼그려서 담배 피우다가 불현듯 생각났다. 실생활에서 자주 쓰는 말인 ‘여전히’와 발음이 똑같아서 듣는 사람들이 자주 혼동하지만, 들으면 단번에 외우기 쉽다는 장점도 있다. 생각 없이 지은 이름이기에 해석은 입맛대로.

이전 EP [Paradise]가 소심하고 불안한 소년이 슬픈 사랑을 노래한 반면, 이번 싱글은 그 소년이 공격적인 성향의 인물로 변한 것만 같다. 이러한 무드, 주제 변환에 이유가 있을까?

“Blame Game”을 만들 당시 내 기분이 그랬다. 세상 모든 게 그렇듯 나도 변한다. 한 아티스트를 관통하고 대변하는 어떠한 일관된 무드가 있으면 좋겠지만, 나는 그러한 무드를 붙잡고 있는 게 오히려 내 창작 활동에 방해되는 것 같다. 그저 날마다 조금씩 바뀌는 나의 가치관과 심상을 있는 그대로 내 음악에 녹여낸다.

그렇다면 여전희의 음악은 곧 가치관을 의미하는 것인데, 모든 음악적 영감은 가치관으로부터 오는 것인가?

그렇다.

싱글 “Blame Game”에서 드러내고 싶은 가치관은 무엇이었나?

가치관이라고 하기엔 거창하고, 그 당시 내 머릿속을 휘젓던 주된 심상을 배설한 것 같다. 아무 승자도 없이 서로에게 상처만 주는 비겁하고 소모적인 ‘Blame Game’을 관두고 싶다는 내용이다. 후반부로 가서는 이 게임을 계속하는 한이 있더라도 상대방과 함께할 것이라고 차분히 털어놓는다. 결국 보통 사람이 관계 속에서 느끼는 평범하지만 애틋한 사랑 얘기가 아닐까 싶다.

매번 함께하는 프로듀서 ‘Yolodolo-ins’는 어떤 인물인가.

음악 생활 시작할 때부터 함께한 소중한 친구이자, 음악적으로 나를 많이 이끌어준 실력 있는 프로듀서다. 트렌드에 휩쓸리기보다는 소신 있게 장인처럼 진지하게 음악에 임한다. 그렇기에 같이 작업할 때는 매우 ‘Cranky’하지만 이 과정을 버텨내면 결국 괜찮은 음악이 나온다. 올가을 이 친구는 ‘Ch.256’이라는 팀 이름으로 앨범을 발매하는데 기대할 만하다. 올해 음악 신에 큰 반향을 일으킬 것 같다.

두 친구의 음악 작업기가 궁금하다. 어떻게 곡이 탄생하는지.

‘Yolodolo’의 비트를 처음 들은 건 대략 3년 전이었던 것 같다. 듣자마자 바로 창작욕이 솟구쳤지만, 당시에 이미 임자가 있는 비트였기에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 비트는 제대로 된 주인을 못 찾고 헤매다가 EP [Paradise] 발매 후에 비로소 나에게 왔다. 그는 멜로디가 파워풀한 비트와는 대조적으로 매우 잔잔한 무드를 바랐고, 가이드 보컬까지 보내주었지만 내가 만들지 않은 멜로디로 노래 부르는 게 나로선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어색했다. 결국 내 느낌대로 멜로디와 가사를 썼다. 비트를 받을 당시 편곡적인 부분은 거의 마무리가 돼 있는 상태여서 금방 마무리할 수 있었다.

남은 2019년 계획이 있다면?

앨범 발매 이후 감사하게도 여러 프로듀서로부터 20개가 넘는 비트를 받았다. 부지런히 앨범 작업을 병행하며 싱글 2장을 더 발매할 계획이다. 지난 6월 30일 첫 단독 공연을 무사히 마쳤는데 너무나 행복한 경험이었다. 첫 공연이니만큼 열심히 준비했었고 나름의 요령도 터득하고 성장한 기분이다. 앞으로 더 많은 공연을 기획하고 대중들에게 더 다가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여전희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


진행 / 글 │ 황선웅
사진 │  이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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