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아버지 혹은 영웅, 샐러리맨을 주제로 한 Yuki Aoyama의 사진들

 

일본에 가면 유독 자주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단정히 빗어올린 머리, 어두운색의 양복에 사각 서류가방을 들고 있는 일본의 샐러리맨은 하나의 인종이라고 보아도 어색하지 않을만큼 획일화된 스타일로 우리를 맞이한다. 홀로 테이블에 앉아 맥주를 들이키는 일본 샐러리맨의 모습은 애잔한 감정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일본의 드라마, 만화에서 힘없고 지친 ‘작은 등’으로 곧잘 그려지는 샐러리맨을 색다른 시각으로 조명한 사진작가가 있으니 바로 유키 아오야마(Yuki Aoyama)다.

최근 일본 사진계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포토그래퍼, 유키 아오야마는 ‘School Girl Complex’, ‘SolaryMan’ 등 다양한 프로젝트로 이미 일본 내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사진작가이다. 작가는 샐러리맨, 여학생을 주제로 일본 사회 속의 기호적인 존재를 모티브 삼아 작업을 진행한다.

그중 많은 호평을 받고 있는 ‘SolaryMan’은 획일적으로 보이는 샐러리맨도 누군가의 아버지, 영웅이라는 개성적 존재라는 점에 착안, 점프하고 있는 샐러리맨을 카메라에 담았다. 가정, 회사를 짊어지고 땀 흘려 일하는 이 시대의 아버지, 샐러리맨이 도약해 영웅으로 변신할 때, 강한 감동을 느끼며 희망을 찾고 싶다는 것이 작품에 대한 작가의 소망이다. 또한, 평생을 샐러리맨으로 살다 간 아버지에 대한 존경을 표현한 개인적인 메시지도 담겨있다.

‘SolaryMan’은 그 선풍적인 인기로 광고의 소스로 차용되는 등, 다양한 레퍼런스를 제공했다. 기존 점프하는 샐러리맨만이 등장했던 시리즈의 연작으로 이번엔 ‘아버지와 딸’을 등장시킨, 부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는 처음 기획했던 작가의 의도를 더욱 구체화해 희망이라는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화창한 날씨를 배경으로 딸 옆에서 있는 힘껏 뛰어오른 아버지에게 샐러리맨의 애환 따위는 찾아볼 수 없다. 작가의 요청없이 자신만의 포즈로 점프한 샐러리맨의 모습은 ‘무개성의 산물’이라는 말을 거부하는 듯하다. 부정(父情)은 만국 공통이라고 했던가. ‘딸바보’라는 이름의 영웅을 개성 있는 시선으로 담아낸 유키 아오야마의 ‘SolaryMan’에서는 행복함과 짠한 감정이 공존한다.

YUKI AOYAMA의 개인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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