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일본인 청년에게 비친 할렘의 90년대 ‘Once In Harlem’

언어가 통하지 않을 때, 우리는 과연 어떤 방식으로 상대방과 소통해야할까. 각자마다 서로의 의도와 마음을 나누는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무엇인가를 관찰하고 전달하는 행위 없이 서로의 의도를 확인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일본 태생의 사진작가 나이토 카츠(Naito Katsu)는 1983년 겨우 18살 나이에 머나먼 타국 미국으로 떠났다. 이후 뉴욕 어느 식당의 주방 요리사로 일하기 시작한 그는 언어의 장벽을 허물기 위해 카메라를 손에 들고 뉴욕 거리를 누볐다. 이 겁 없는 젊은 일본인이 매료한 동네는 당시 뉴욕 최고의 위험지대인 할렘(Harlem)이었다.

그는 할렘을 방문한 후 당장에 그곳으로 이주했다. 동네의 구성원이 대부분 흑인이었던 할렘, 역시나 낯선 동양인 청년을 처음부터 반갑게 맞아줄 리 만무했다. 이에 나이토 카츠는 카메라를 걸친 뒤 아무런 사진을 촬영하지 않고 같은 장소에 머물렀고, 이내 그에게 호기심을 가진 어린 동네 아이들을 촬영하기 시작하며, 차근차근 할렘의 90년대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비록, 말이 통하지 않더라도 상호의 시선을 교환함으로 나이토 카츠와 할렘을 동화하기 시작했고 90년대 할렘에 머물렀던 많은 이의 초상과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냈다.

그는 여전히 이스트 할렘에 살고 있으며, 여전히 뉴욕 여기저기를 헤매며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그는 지금껏 자신이 촬영한 모든 이를 하나도 빠짐없이 기억한다고 말한다. 영어를 배우기 위해 처음 시작한 이 시리즈는 ‘Once In Harlem’이라는 제목의 사진집으로 발간, 뉴욕에 위치한 아메리칸 캐주얼 브랜드 숍 네펜데스(Nepenthes)에서 판매하고 있다. 카메라를 갓 집어든 젊은 동양인이 찍은 타국의 모습은 무엇이었을지 직접 확인해보자.

Naito Katsu 공식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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