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기 이전 조선에는 ‘미술’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종이 한 장에 글과 그림을 함께 써넣고 그리는 ‘서화’가 그 역할을 대신했을 뿐. 서양에서 유입된 사진기술, 인쇄 매체, 유화와 원근법 등이 현실적인 시각 문화를 형성하면서 새로운 미술이 탄생했다. 이후 100여 년간 한국미술은 특유의 민족성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해 세계적인 입지를 굳혔다. 베니스비엔날레 한쪽 국내 작가들의 실험적인 작품을 소개하는 한국관이 어엿하게 운영되고 있듯 말이다.
한국미술 100년을 조명하는 대규모 기획전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는 국립현대미술관(MMCA)이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50주년을 맞이하여 개최하는 행사다. 전시는 한국미술을 대표하는 회화, 조각, 설치 등 450여 점의 작품을 1·2·3부로 구성한다. 1900년부터 1950년대를 다루는 1부는 덕수궁관에서, 1950년대부터 현재를 일대기적으로 바라보는 2부는 과천관에서, 오늘날 한국 사회의 이슈를 다루는 3부 전시는 서울관에서 각각 진행된다.
세 공간에서 열리는 대규모 전시이니만큼 만나볼 수 있는 작품 범위도 다양하다. 익숙하게 접해온 이중섭, 김환기의 서양화는 물론이고, 국내외서 각광받는 이응노의 <군상>시리즈, 역사적 시위 현장을 함께한 걸개그림, 오늘날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까지 한 번에 둘러볼 수 있다고. 튼튼한 다리와 체력을 보유하고 있다면 국립현대미술관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해 당일치기 관람을 노려봐도 좋겠다.
전시 정보
전시명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
참여 작가 │ 이중섭, 김환기, 이응노, 오세창, 채용신, 안중식, 김환기, 이쾌대, 오윤, 박서보, 서도호, 이불 등 300여 명
전시 기간 │2019년 10월 17일 ~ 2020년 2월 9일 (단, 과천은 3월 29일까지)
전시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과천,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