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바나(Nirvana)의 [Nevermind]. 이 위대한 앨범의 위대한 커버아트는 지난 해 이상한 오명을 덮어쓸 위기에 처했다. 이제는 성인이 된 사진 속 아기 스펜서 엘든(Spencer Elden)이 아동 포르노 혐의로 너바나 멤버 및 관련 스태프들을 고소한 것이다. 동의 없이 촬영된 알몸 사진으로 일생에 걸쳐 고통 받았다고 주장한 스펜서는 고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너바나 측은 화가 르누아르의 작품을 들어 예술작품에서의 선정성을 부정하는 한편, 스펜서가 가슴에 ‘NEVERMIND’라고 적힌 타투를 새긴 점과 커버아트를 재현한 사진을 주기적으로 찍어왔다는 점을 들어 무죄를 주장했다. 법원은 공소시효 만료를 이유로 해당 소송을 기각했으나 스펜서는 계속해서 재심을 청구했다. 이번 세 번째 항소를 기각하며 법원은 더 이상 스펜서가 항소를 제기하지 못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너바나가 승소한 것이다.
해프닝이 있었지만, 역대 최고 중 하나로 손꼽히는 [Nevermind]의 커버아트는 큰 문제없이 그 명성을 이어가게 됐다. 너바나 측 변호인에 따르면 스펜서가 12살이던 지난 2003년, 그는 “아마 이걸로 돈을 좀 벌 수도 있지 않을까요?”라고 말하며 스스로 [Nevermind] 속 아기로 영원히 기억될 것임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자본주의 풍자의 상징이 되어버린 이 커버아트는 이번 사건으로 더욱 완벽해진 것 같다. 다시 보니, 제작 과정에서부터 어떤 혜안이 작용했는지도 모르겠다.
이미지 출처 | Nirvana / Twi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