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카이로 출신, 독일 베를린 기반의 프로듀서 줄리(ZULI)가 신보 [Lambda]로 돌아왔다. 줄리는 지난 2018년, 프로듀서 리 갬블(Lee Gamble)의 레이블 ‘UIQ’에서 발매한 [Trigger Finger]를 기점으로 역동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사운드를 통해 전 세계의 청자, 댄스 플로어를 주목시킨 바 있다.
줄리의 커리어는 카이로의 래퍼들에게 비트를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해, 곧 현지 언더그라운드 댄스 뮤직 씬으로 눈을 돌리며 새로운 활로를 찾았다. 이후 보일러 룸(Boiler Room)에 출연하는 등, DJ로서 활약하는 동시에 동료 아티스트들을 지원하는 데 열정을 쏟은 경험은 본작 [Lambda]의 기초를 이룬다.
레이블 서브텍스트 레코딩스(Subtext Recordings)의 소개 글에 의하면, 희미하고 거칠며, 때론 분말 같은 질감이 앰비언트, 트립 합, 인더스트리얼 음악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며 강렬한 경험을 선사한다고.
[Lambda]는 총 13곡으로 꽉 찬 구성을 보여주는데, 대표적으로 초반 트랙 “Trachea”를 통해 딱딱한 가창, 느린 힙합 비트와 시네마틱한 드론 사운드의 절묘한 조화를 엿볼 수 있다. 앨범의 다른 분기점이라 할 수 있는 9번 트랙인 “Fahsil Qusseer”에서는 그의 아버지가 쓴 시를 낭송하는데, 테이프를 거쳐 늘어지는 목소리와 배경에 흐르는 브레이크 비트는 습윤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현재 [Lambda]는 각종 음원 플랫폼, 밴드캠프를 통해 감상할 수 있으며, 12인치 한정 바이닐 역시 밴드캠프를 통해 판매 중이라고 하니, 직접 감상해 보자.
이미지 출처 | ZUL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