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LA GARAGE: #3 KOLLIN

자신만의 특별한 셀렉션을 지닌 인물을 탐색, 그의 물건을 위탁, 판매하는 VISLA 개러지의 세 번째 주인공은 모델이자 디제이로 활동 중인 고가영(KOLLIN)이다. 다년간의 모델 활동으로 체득한 패션 센스로 본인만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완성해 준 옷과 신발, 그리고 세계 곳곳을 돌며 모은 각종 액세서리와 LP 등 흥미로운 물건을 가득 준비했다.

인터넷에서는 쉬이 만날 수 없는 빈티지 재킷과 부츠부터, 독특한 구성의 CD 앨범까지, 지금까지 진행한 VISLA 개러지 중 가장 많은 물건을 출품했으니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모자랄 것. 그녀가 심사숙고해 골라낸 15개의 물건을 인터뷰와 함께 확인해 보자.

당신은 누구인가?

모델, 디제이로 활동 중인 고가영이다.

이 물건들을 판매하기로 한 이유는?

판매 목적보다는 재미를 위해 물건을 내놓았다. 요즘 소셜 미디어나 유튜브 콘텐츠의 볼거리가 한정적이라고 느껴진다. 옛날 잡지를 보면, 자신의 집을 소개하거나 핸드폰을 꾸미는 등 소소하면서도 재미있는 기획 기사가 많았는데, 그런 내용의 콘텐츠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이 이번 VISLA 개러지를 보며, ‘풋, 재밌네’ 정도의 가벼운 즐거움을 느꼈으면 좋겠다.

주로 어디서, 무엇을 구매하나?

해외 출장이 잦아 그 나라 곳곳을 돌아다니며, 마음에 드는 걸 발견하면, 그 유형에 관계없이 하나둘씩 사 모은다. 걷는 걸 좋아하고, 나가 있는 기간이 길어 명소부터 생소한 지역까지 구석구석 탐방할 수 있는 메리트가 있다.

각 제품 가격은 어떻게 책정했나?

제품 대부분이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니라 희소성을 기준으로 삼았다. 이번 콘셉트가 ‘팔고 싶지 않은 물건을 사고 싶지 않을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기에 이 아이템을 과연 다른 사람에게 보내줄 수 있을지를 생각하며, 각 아이템에 가격을 매겼다.

판매되지 않았으면 하는 물건이 있나?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Marithé François Girbaud)의 브라운 램레더 재킷, 이건 정말 판매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더더욱 높은 가격을 책정했다.

판매 제품을 바탕으로 한 본인만의 스타일링 팁이 있다면?

아우터나 재킷 목뒤에 히든 포켓에 후드가 있어 넥 칼라가 두툼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몸에 타이트하게 붙는 핏한 쉐입을 선호한다. 그래서 하의의 선택지가 조금 줄어드는데, 바지보다는 긴 기장의 스커트에 부츠를 주로 매치하는 편이다. 스타일링에 정답은 없으니, 다른 이들이 이 아이템을 어떻게 소화할지 너무너무 궁금하다.

작업실 내 다수의 바이닐이 눈에 띄는데, 바이닐을 고르는 본인만의 기준이 있나.

앨범 커버와 LP판의 아트워크, 그리고 음악을 들었을 때, 이건 인터넷 디깅으로는 절대 발견할 수 없는 음악일 때, 이 접점에서 구매를 결정한다.

판매 제품 중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 물건이 있다면?

카키색의 GOA 재킷은 베트남에 갔을 때, 우리나라의 동묘 같은 빈티지 시장에서 발견했다. GOA 블랙 레더 재킷도 중국의 플리마켓에서 우연히 만났다. 두 제품 모두 이미 사진으로 저장해둘 정도로 갖고 싶은 아이템이었는데, 원체 매물이 없어 인터넷으로 계속해 찾던 중이었다. 그렇게 찾고 찾던 재킷 두 벌을 타국의 상상도 못 한 장소에서 구하게 된 거지.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 이상의 도파민으로 여행 내내 행복했다.

물건을 판 수익금으로 무엇을 할 예정인가?

일단 마음에 드는 다른 것들을 아카이빙하는데 쓸 것 같다. 요즘에는 부츠에 푹 빠져있어 마음에 드는 부츠를 구매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