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싱어송라이터 비벌리 글렌-코플랜드(Beverly Glenn-Copeland)가 치매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올해로 80세를 맞은 그는 아내와 함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 소식을 전하며, 예정된 투어가 그의 마지막 공연이 될 것이라고 알렸다. 또한, 치매를 상실로 바라보는 시선에 맞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1944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태어난 그는 아버지가 매일 밤 5시간씩 연습한 바흐와 쇼팽,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으며 자랐다. 1961년 캐나다 몬트리올로 이주해 맥길 대학교(McGill University)에서 클래식 성악을 전공했으나, 인종, 성별, 성적 지향으로 인한 어려움으로 학업을 중단하고 기타로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다.
1986년, 비벌리 글렌-코플랜드는 자연과 공상과학, 초기 드럼 머신과 신디사이저에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앨범 [Keyboard Fantasies]를 제작해 카세트로 발매했다. 정작 그 당시엔 100장도 팔리지 않았던 앨범이지만 2015년, 일본 레코드샵 SHE ye,ye의 주인 마스코 료타(Ryota Masuko)에 의해 재발견되면서 명성을 얻게 됐다. 그 후 2017년 2월에 레이블 인비저블 시티 에디션스(Invisible City Editions)에 의해 리마스터링 및 재발매되었고, 같은 해 세이앙스 상트르(Séance Centre)에서 바이닐로 다시 발매됐다. 2019년에는 포지 딕슨(Posy Dixon) 감독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Keyboard Fantasies: The Beverly Glenn-Copeland Story”가 개봉됐으며, 이 영화는 제16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1990년대 초, 비벌리 글렌-코플랜드는 ‘트랜스젠더’라는 용어를 처음 접하며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정체성을 발견했고, 2002년에 공개적으로 트랜스 남성으로서의 정체성을 밝혔다. 참고로, 그는 오는 11월 발매 예정인 컴필레이션 앨범 [TRAИƧA]에 참여했으며, 이 앨범은 샤데이(Sade)의 프론트우먼 샤데이(Sade Adu)의 참여가 알려져 화제된 바 있다.
한편, 그의 아내 엘리자베스 글렌-코플랜드(Elizabeth Glenn-Copeland)는 그가 치매 진단을 받았지만, 그의 본질적인 빛은 그 어느 때보다 더 빛나고 있다고 전하며, 그가 예술 활동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Beverly Glenn-Copeland 공식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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