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브루클린 출신의 밴드 ‘TV on the Radio’의 2004년 데뷔 앨범 [Desperate Youth, Blood Thirsty Babes]가 일부 미공개 데모, 싱글들을 포함한 확장판 앨범으로 20년 만에 재발매되었다.
앨범 발매 당시 미국을 혼란에 빠트렸던 사건인 9/11 테러 전후 무렵 미국에서 감지되었던 디스토피아적 사회 분위기는 자국 내 젊은 청춘들에 커다란 불안과 절망을 야기했다. 그 과정에서 탄생한 TV on the Radio의 역사적인 데뷔 앨범 [Desperate Youth, Blood Thirsty Babes]는 어두운 주제의식을 내포함에도 불구하고, 쾌락을 말하는 솔직함이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독특한 보컬이자 프론트 맨, 튠드 아데빔프(Tunde Adebimpe)를 비롯한 흑인 멤버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 록 밴드는 백인들이 지배하는 록 신에서 독특한 음악 세계관을 만들어 냈다. 프론트맨 아데빔프와 또 다른 보컬 킵 말론(Kyp Malone)의 두 가지 색의 목소리가 서로 충돌하고 그럼으로써 조화를 만드는 방식, 이 시절 이후로 인디 록 밴드의 무수한 마스터피스를 만들며 입지전적인 위치로 거듭난 데이비드 시텍(David Sitek)의 프로듀싱, 록과 흑인 음악의 정체성이 만나며 파생한 독특한 지점의 사운드 등 굳이 인종과 피부색을 들먹이지 않아도 이 다재다능하고 하나의 통일된 고리로 꿸 수 없는 개성의 집합은 이 데뷔 앨범 이후 2000년대 인디 록 신에 독창적인 앨범들을 릴리즈하며 반가운 선물을 안겼다.
2014년 이후 멤버 모두 연기 활동, 프로듀싱 등 개인 활동에 몰두하며 특별한 밴드의 재결합 소식은 없었던 만큼 이번 리이슈 앨범으로 돌아온 밴드는 NPR, 지미 팰론 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희끗해진 머리와 수염 그리고 원숙하고 편안한 무드의 라이브로 팬과 더욱더 가까운 거리로 돌아왔다. 재결합 투어 일정 또한 공개했으니 기회가 닿는 이들이라면 예매해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