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으로 알려주는 “마인크래프트” 튜토리얼, @verycooltutorial

하루를 마무리하고 침대에 누워 쇼츠를 멍하니 내리다 보면, 무한한 스크롤 속에서 게임 “마인크래프트(Minecraft)” 관련 콘텐츠가 빠짐없이 등장한다. 알고리즘에게는 내가 그 게임을 실제로 좋아하는지 아닌지는 별로 중요치 않다. 다양한 국가와 언어로 쏟아지는 “마인크래프트” 영상은 이 게임이 인터넷 세상 속에서 차지하는 압도적인 인기를 증명한다. 마치, 전 세계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잇는 보이지 않는 끈처럼 보이기도 한다.

출시된 지 10여 년이 훌쩍 넘어 이제는 레드오션이라 부르기도 민망해진 게임 “마인크래프트” 콘텐츠 중 독특한 콘셉트로 주목받는 한 틱톡(TikTok) 계정을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마인크래프트 초보자를 위한 튜토리얼로 힙합 음악을 만들어내는 채널, @verycooltutorial이다.

해당 채널의 영상은 강렬한 레이지(Rage), 혹은 디지코어(Digicore) 비트 위로 스위치 달린 문 만들기, 경험치 농장 설계법과 같은 실용적인(?) 랩을 얹는다. 거기에 “Shit”, “Bitch”와 같은 거친 표현으로 어딘가 엇나간 듯한 감상까지 더했다. 거리의 삶과 성공, 아메리칸드림과 같은 기존 힙합의 가치와 동떨어진 쇼츠는 ‘MZ’라는 진부한 수식어론 표현 못 할 독특한 미학을 담고 있는 듯하다.

여기에 지금 새로운 인터넷 힙합 신(Scene)을 언급한다면 과한 해석이 될까? 물리적 공간을 넘어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계속해 새로운 것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바이럴 마케팅으로 밈과 장르의 경계는 흐릿해졌고, 언뜻 기괴한 키메라처럼 보일 수 있는 혼합물들은 익숙한 형태로 정착한 지 오래다. 우리의 인식은 항상 결과 이전에 선행해 왔기에, 지금 @verycooltutorial의 콘텐츠가 시시하게만 보인다면 당신은 새로운 흐름을 놓치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물론 이 작은 채널이 새로운 문화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저 생각할 거리 한두 개쯤은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채널은 단순하게 재밌고 웃기다. @verycooltutorial은 이미 “Iron Golem”이란 제목의 정식 음원까지 발매했다고 한다. 관심이 간다면, 직접 감상해 보자.


이미지 출처 │@verycooltutorial

RECOMMENDED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