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화제가 되는 브랜드가 있으니 바로 루이 비통(Louis Vuitton)의 2016 S/S 캠페인이다. 여러 명품 브랜드의 광고에서 질리도록 만나볼 수 있는 늘씬하고 잘빠진 모델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이번 루이 비통에서 준비한 것은 훨씬 더 대담하다. 일본의 게임 회사 스퀘어 에닉스(Square Enix)가 제작한 비디오 게임, 파이널 판타지(Final Fantasy)의 주인공 라이트닝(Lighting)이 루이 비통 광고에 등장하는 모습은 상상이 아닌 현실.
오랜 시간 발렌시아가(Balenciaga)를 지켰던 니콜라 제스키에르(Nicolas Ghesquière)는 2013년 루이 비통의 아트 디렉터로 취임해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자신의 캠페인 ‘시리즈 4(Series 4)’를 위해 파이널 판타지의 게임 아티스트 노무라 테츠야(Tetsuya Nomura)를 직접 참여시켰고, 루이 비통 2016 S/S 컬렉션 속 의상과 액세서리를 착용한 라이트닝을 완벽히 구현해냈다.
여기에 이어지는 한 편의 짧은 영상, “Space Travel Of The Digital Girl”은 기존의 틀을 깨고 우리의 상상력을 더욱 자극한다. 소라야마 하지메(Hajime Sorayama)의 섹시 로봇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영상은 일본 예술과 디지털, 패션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영상의 디렉터 질 에스티브(Gilles Esteve)는 세련미 가득한 루이 비통의 가방과 여체의 미를 한껏 살린 로봇을 자연스레 접목했다.
여러 매체에 등장하는 가상의 인물, 애니메이션 캐릭터는 점점 저변을 넓히며 패션 산업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어쩌면 자신의 브랜드 컬렉션에 걸맞은 모델을 원하는 디자이너, 브랜드 디렉터에게는 이런 새로운 시스템이 더욱 이상적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다. 가까운 미래, 우리는 수십 가지의 홀로그램과 컴퓨터 그래픽으로 가득 차있는 패션쇼를 통해 브랜드 컬렉션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