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헤드(Radiohead)의 [A Moon Shaped Pool] 발표에 이은 영화 “곡성” 개봉, 그리고 제임스 블레이크(James Blake)의 [The Colour in Anything]까지, 비가 오지 않아도 몸이 결리고 쑤시는 기분이다. 앞서 언급한 일련의 작품들을 감상하고 있노라면, 기억 속 내재된 우울 속으로 재차 침잠하는 것 같은데, 여기 제임스 블레이크가 자신의 새 앨범과 함께 공개한 “I Need A Forest Fire”을 함께 감상한다면 그 기분을 더욱 고르게 매만져줄 수도 있겠다.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본 아이버의 보컬, 저스트 버논(Just Vernon)과 제임스 블레이크의 아름답고도 슬픈 팔세토는 조화롭게 어울린다. 곡만큼 영상 역시 간결하다. 특정한 궤도를 돌며 발광하는 진자를 따라 공간 속 오브제들이 모습을 비췄다 사라진다. 제임스 블레이크, 저스트 버논의 모습과 날아다니는 나비들, 불타는 장미까지. 직접 감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