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을 대표하는 스트리트웨어 브랜드 슈프림(Supreme)이 돌연 스포츠 캐주얼의 대명사 라코스테(Lacoste)와의 협업 컬렉션을 공개했다. 슈프림이 친히 설명한 대로 프랑스 태생의 전설적인 테니스 스타 장 르네 라코스테(Jean René Lacoste)가 1933년 설립한 스포츠 캐주얼 브랜드 라코스테는 그 스테디셀러 피케 셔츠를 중심으로 커다란 성장을 맞이한다. 사람 대다수가 이번 협업에 대해 궁금해할 점이 두 브랜드의 접점에 대한 이야기일 텐데, 스트리트, 스케이트보드 브랜드 특유의 거친 분위기와 스포츠 캐주얼 브랜드의 이미지가 과연 어떻게 융화할 수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슈프림은 언제나처럼 묵묵부답이지만, 우리는 언제나처럼 추측하고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를 찾아낸다.
슈프림은 이전부터 스톤 아일랜드(Stone Island), 그리고 작년 처음으로 손을 맞잡은 아쿠아스큐텀(Aquascutum)과 협업하며, 훌리건으로 대표되는 영국의 캐주얼 문화, 테라스 웨어에 대한 리스펙트를 끊임없이 표현했다. 훌리건은 유럽을 대표하는 명품 스포츠 브랜드를 즐겨 입었는데, 슈프림은 이탈리아의 스톤 아일랜드를 시작으로 런던의 아쿠아스큐텀 그리고 이번엔 프랑스의 라코스테에 슈프림 로고를 때려 박으며 훌리건 선호 브랜드 세 가지를 뉴욕에 불러 모았다. 슈프림의 취향, 우연의 일치일지도 모르지만, 매년 어떠한 주제로 이슈를 터뜨리는 슈프림의 전략은 언제 봐도 놀랍다.
이와 함께 90년대 미국 래퍼들이 라코스테를 즐겨 입었다는 점도 두 브랜드의 연결고리를 굳게 한다. 당시 다수의 래퍼는 악어 로고가 새겨진 XL 사이즈 피케셔츠를 입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고, 라코스테의 테니스 재킷 또한 즐겨 입었다. 당장 구글 검색창에 라코스테와 래퍼 두 가지 키워드를 놓고 검색했을 때 디디(Diddy), 에미넴(Eminem), 릭 로스(Rick Ross), 심지어 에이샙 라키(A$AP Rocky)가 라코스테 의류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까지 볼 수 있다. 그저 옷을 잘 만드는 것만으로는 슈프림의 손님이 될 수 없는 것 같다. 그들이 쉼 없이 외쳐대는 ‘문화’ 그 바탕에 깔린 이야기가 협업의 바탕을 이룰 때 협업의 의미는 배가하고 명분을 얻어낸다.
예고한 대로 슈프림과 라코스테의 협업은 오는 16일, 슈프림의 온, 오프라인 스토어를 통해 발매된다. 몰라도 되는 이야기지만, 이런 사설을 곁들였을 때 옷을 입는 행위 자체가 더욱 즐거워지지 않을까. 이번 컬렉션 어떤 제품이 당신을 설레게 할지 살펴보며 발매 날짜를 기다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