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1일, 평양에 위치한 동평양대극장에서 ‘봄이 온다‘라는 제목으로 남측 예술단의 공연이 펼쳐졌다. 한국 가요계의 레전드인 조용필을 필두로 이선희와 윤도현, 백지영, 서현 그리고 레드벨벳까지 총출동한 파격적인 무대. 레드벨벳은 공교롭게도 그들의 히트곡 ‘Bad Boy’와 ‘빨간 맛‘을 불렀는데, 공산주의를 상징하는 붉은색과 지구를 대표하는 배드보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비유한 것이 아니냐 하는 오해를 살 만한 점이 유머 포인트다.
옳고 그름을 떠나 김정은 위원장은 현재 젊은 세대에게 과거의 김정일과 같은 폭군, 독재자의 이미지가 아니다. 뉴스보다는 밈(meme), 혹은 유머 사이트에서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우스꽝스러운 유명인사의 이미지에 가깝다. 이번 행사를 통해 바로 앞에서 김정은을 마주한 레드벨벳. 이번 공연에 함께하지 못한 레드벨벳의 ‘조이‘에게 나머지 멤버는 어떤 경험담과 후기를 들려줄지 몹시 궁금하다.
공연이 끝난 후 김정은 위원장은 출연진과의 대화에서 “내가 레드벨벳을 보러 올지에 대해 관심들이 많았는데, 본래 4월 3일 합동공연 때 오려고 했으나 일정을 조절해서 오늘 왔다“라고 말하며 왠지 인터넷을 통해 자신에 대한 여론을 확인하고 있는 듯한 냄새를 풍겼다.
한반도 평화에 큰 전환점이 될 남북정상회담이 4월 27일로 예정됐다. 해외의 매체, 외국인의 여행기, 사진 등을 통해서만 접할 수 있었던 낯선 호기심을 자극하는 북한의 현재 모습을 우리도 언젠가 경험하게 될까. 정권교체 이후 확연히 달라진 정부의 행보가 우리의 삶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앞으로의 정세를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