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ision in Korea”, 26년 전 북한에서 열린 역사상 최대의 프로레슬링 경기를 돌아보다

2020 도쿄 올림픽 개최까지 약 2달을 남긴 시점에서 북한이 도쿄 올림픽 불참 결정을 내렸다. 국내 언론들은 ‘제2의 평창’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는 보도 기사를 내놓고 있다. 이처럼 북한의 국제스포츠 행사 참가 여부는 세계의 정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기에 항상 세간의 이목을 끄는 부분이다. 또한, 북한에서 국제스포츠 행사를 개최하는 일 또한 전 세계 언론의 관심을 받는데, 아무래도 ‘북한’을 향한 호기심과 궁금증은 앞으로도 끊이지 않을 것 같다.

바이스 미디어(Vice Media Group)는 시즌 3을 맞이한 “Dark Side of the Ring”에서 1995년 북한 평양에서 열린 역사상 최대의 레슬링 이벤트 “Collision in Korea”를 다루었다. “평화를 위한 평양 국제체육 및 문화축전(平和のための平壌国際体育·文化祝典)”이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 이벤트는 당시 일본의 스포츠평화당 소속으로 참의원을 지냈던 전 프로레슬링 선수 안토니오 이노키(Antonio Inoki)가 문화교류의 목적으로, 미국의 WCW(World Championship Wrestling)과 일본의 신일본 프로레슬링을 끌어들여 합동 개최를 통해 진행되었다. 

북한은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이후 1년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적대 관계에 놓였던 미국과 일본의 프로레슬링 대회 개최를 허용했다는 아이러니한 사실부터 이 이벤트는 개최 전후로 기이한 사건을 남겼다. 이벤트는 1995년 4월 28~29일 이틀에 걸쳐 15만 명 수용이 가능한 능라도 경기장에서 진행되었으며 세계적으로 규모가 큰 경기장인만큼 첫째 날 16만 명, 둘째 날 19만 명이 찾아와 전체 약 35만 명이 이벤트를 관람해 현재까지도 기록이 깨지지 않은 역사상 최대의 레슬링 이벤트가 되었다. 

스승이었던 역도산의 고향을 방문한다는 의미와 스포츠가 세상을 평화롭게 바꿀 수 있다는 야망, 혹은 정치적인 이점을 노렸던 안토니오 이노키가 만들어낸 결과물이지만 릭 플레어(Ric Flair)를 포함한 당대 최고의 레슬링 단체 WCW의 레슬러들과 관계자들은 북한 투어 내내 김일성 우상 표현을 강요받고 24시간 체제로 감시를 당하는 등 피해자의 신분이었다. 마찬가지로 이노키가 초청한 무하마드 알리(Muhammad Ali)가 동행하면서 그 또한 똑같은 상황에 놓였는데 그는 성질이 폭발해 “너희 지도자들이 얼마나 잘 났는지는 내 알바가 아니야”라고 맞받아친 일화는 유명하다.

이벤트 이후 같은 해 8월에 북한 국기가 아닌 한국 국기를 포스터에 내걸고 “Collision in Korea”라는 이름으로 이벤트 녹화 영상이 케이블을 통해 방영되었다. 현재는 판권을 가지고 있는 WWE가 정식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지 않고 있지만 유튜브(Youtube)를 통해 전체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벤트에 참여한 당사자들이 등장해 회상하는 전무후무한 이벤트의 뒷이야기는 어떠했는지 궁금하다면 “Dark Side of the Ring”의 네 번째 에피소드를 참고해보라.

Vice TV 인스타그램 계정
Dark Side of the Ring 인스타그램 계정


이미지 출처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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