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에 설립되어 스눕독(Snoop Dogg), 닥터드레(Dr. Dre), 투팍(2Pac) 등 전설적인 힙합 뮤지션을 배출해 낸 웨스트코스트(West Coast)의 대표적인 힙합 레이블 데스 로우 레코드(Death Row Records). 1990년대에 힙합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이 레이블은 투팍이 피살되고, 설립자인 슈그 나이트(Suge Knight)의 폭력, 절도 등의 혐의가 드러나면서 빠른 속도로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그렇게 2006년, 결국 파산한 데스 로우 레코드는 2009년에 캐나다 기업인 와이드어웨이크 엔터테인먼트(WIDEawake Entertainment)에 매각되었으며, 7년 후인 2013년에 와이드어웨이크는 멀티미디어 기업 엔터테인먼트 원(Entertainment One)에 매각된다.
하지만 데스 로우 레코드의 몰락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으니, 최근 “파워레인저(Power Rangers)”, “트랜스포머(Transformers)”, “마이 리틀 포니(My Little Pony)” 등으로 잘 알려진 완구 회사 하스브로(Hasbro)가 엔터테인먼트 원을 40억 달러(한화 약 4조 8억 원)에 매수하면서 데스 로우 레코드 역시 하스브로에 넘어가게 된 것. 이번 인수 절차로 인해 하스브로는 우주 최강의 히어로와 힙합 신(Scene)의 가장 고약한 갱스터들을 모두 가진 막강한 기업이 되었다.
완구 회사가 갱스터 랩이 산실인 데스 로우 레코드를 인수한 이 어이없는 소식에 팬들은 데스 로우 레코드와 모노폴리(Monopoly)의 콜라보레이션 보드게임, 투팍 액션 피규어 등의 농담 섞인 아이디어들을 던지고 있다. 하지만 과거 갱스터 힙합의 전성기를 목격했던 이들은 농담들 뒤로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슈그 나이트의 아들 슈그 J 나이트(Suge J Knight)는 올해 초 투팍의 생존을 주장하며 그의 신곡이 곧 공개될 것이라고 알렸다. 만약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하스브로는 그야말로 긁지 않은 1등 복권을 손에 넣은 셈. 과연 데스 로우 레코드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앞으로의 행보를 주목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