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확산으로 지금은 누구나 쉽게 핸드폰으로 인터넷을 접할 수 있지만, 그 발단이 된 초기 컴퓨터는 크고 무거운 덩치에 작동법까지 어려워 일반인은 쉽게 다룰 수 없었다. 1950년대 전후의 컴퓨터는 주로 항공 우주 및 회계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일반 대중에겐 공학과 공상 과학 사이 그 어딘가에 존재했다. 독특한 외관의 컴퓨터에서 현대의 익숙한 형태에 정착하기까지는 그 광고 또한 변화했는데, 이를 흥미롭게 생각한 문화 인류학자 라이언 문지아(Ryan Mungia)와 그래픽 디자인 역사가 스티븐 헬러(Steven Heller)가 1950년부터 1999년까지 디지털 고전 광고를 돌아본 서적 ‘Do You Compute’을 발간했다.
현대의 문화적 트렌트와 관점을 반영한 서적은 350종 이상의 기기를 아우르는 풀 컬러 광고사진과 두 저자의 에세이를 수록한다. 나아가 미술관, 대학교 아카이브 룸, 개인 소장품에서 선별한 이미지를 5개의 타임라인으로 분류해 컴퓨터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순간을 강조하고 시대별 시각 광고에 독특한 관점을 더한다.
지금은 다양한 브랜드가 각종 방법으로 브랜딩 및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당시 애플(Apple)이 컴퓨터나 직접적인 기계를 노출하지 않고, 상징적인 로고와 이미지만으로 광고를 내보냈던 일은 혁신적인 사례라고 평가받는다. 그 용도가 한정적인 만큼 당시 디지털 매체의 광고와 마케팅은 잠재적인 고객을 타깃으로, 기계를 둘러싼 환상의 이미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고.
어느새 우리 삶에 완벽히 스며든 디지털 세계를 조망한 해당 서적은 디지털 문화의 변천사뿐 아니라 상업적, 문화적 마케팅의 진화를 한눈에 살펴볼 기회 또한 제공하니 관심이 있다면 함께 추적해 보자.
이미지 출처 | Do You Compu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