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인적이 드문 외딴곳에서 작업하는 일을 꿈꿔봤을 법하다.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이 있듯 속세에서 오는 방해 요소들을 원천 차단하는 일종의 방편으로써,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작업에 몰두하다 보면 막혔던 창작의 물꼬가 트일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선대부터 숱한 창작가들이 그 작업기를 거쳐 작품을 탄생시켜왔고 후일담을 전했다. 또한 이는 바쁘고 치열한 경쟁 속의 현대사회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이야기다.
미시간 주에서 몇 마일 떨어진 곳에 자리한 ‘Rabbit Island’는 이러한 창작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 매해 세 달간 섬에서 작품 활동을 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재단은 각 주민의 연구와 작품을 담은 간행물을 제작하고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 아카이브를 통해 홍보하는 것을 목표로 이러한 지원을 지속해왔는데, 프로젝트는 비주얼 아티스트뿐 아니라 작가, 시인, 건축가, 디자이너, 음악가, 영화 제작가, 작곡가 안무가 등 모든 창작자에게 열려있으며 개인이 아닌 소규모 협력 그룹에게도 기회가 주어진다.
풍부한 자연환경을 접할 기회는 물론이거니와 프로젝트는 생활하기 위한 숙소와 매달 3,200달러의 봉급을 제공한다. 단, 사전 공지는 안락함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사람, 캠핑 경험이 없는 사람, 갑작스러운 날씨의 변덕에 대처할 수 없는 사람에게는 권하지 않는다고 표명해 지상낙원만을 기대하는 신청자에게는 다소 망설임을 안겨줄 듯하다. 신청 마감일은 오는 3월 14일까지다. 공지가 주의한 것과 같이 본인이 꽤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을 가지고 있으며, 자연을 벗 삼아 창작열을 높일 수 있는 유유자적한 작업 환경으로 떠나고자 하는 생각을 품고 있던 이라면 신중히 고려해봐도 좋을 것.
이미지 출처 | Rabbit Isl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