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은 굉장히 모두에게 고달픈 시기로 기억 남을 것이다. 누군가는 여러 달 전부터 계획했던 여름 여행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누군가는 적은 인원 혹은 혼자서 조용히 여행을 다녀갔을 수도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일찌감치 여름 계획을 세우지 않고 무료한 날을 보냈을 것이다. 전 세계가 이런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는 가운데, 영국의 그래피티 아티스트 뱅크시(Banksy)는 SNS를 통해 잠깐이나마 휴가를 다녀온 듯한 분위기를 선사하는 영상을 게시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주고 있다.
일주일 전 영국의 자그마한 해안 도시인 노퍽(Norfolk)과 서퍽(Suffolk) 등에서 뱅크시의 새로운 작업물이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해당 작업물은 수수한 시골 느낌을 자아내는 장소에 매우 평범한 모습의 이미지를 담아내며 ‘일상으로의 휴가’라는 주제를 떠올리는 그래피티로 콘크리트판 위에 모래성을 쌓는 아이, 버스 정류장 위에서 춤추는 노부부, 햇볕을 쬐는 쥐 등 여러 작품이 발견되었다. 며칠 동안 해당 작업물에 대한 뱅크시와의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던 중, 뱅크시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A Great British Spraycation”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영상이 업로드되면서 그의 작품으로 확실해졌다.
그동안 영국 내에서는 브렉시트를 맞이하면서 불안한 현상이 발생했고 여행에 대한 자유까지 뺏겨 암울한 시기가 있었다. 뱅크시의 “A Great British Spraycation”는 소소한 휴가를 상기시키는 작업기록을 보여주면서 자국 내에서 자유롭게 여행했던 기억과 평소에는 잘 알지 못했던 시골을 탐험하는 기분을 영국 사람들은 물론, 세계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이미지 출처 | Bank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