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거리의 화가 뱅크시(Banksy)의 최근 작품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잉글랜드 남동부 켄트의 해변 마을 헤르네 베이의 농가에 위치한 이 작품은 ‘아침을 깨우다(Morning is Broken)’라는 제목으로, 작품은 커튼을 연상시키듯 주름진 철판을 좌우에 두고 가운데 흰 벽면엔 소년이 아침을 맞이하며 기지개를 켜는 모습을 그려냈다. 벽화와 실제 철판을 함께 써서 사실감을 높임은 물론, 소년의 오른쪽에는 고개를 내밀며 애완동물처럼 보이는 동물 모습도 함께 등장했다.
하지만 최근 뱅크시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을 보면 벽화가 있던 농가가 철거된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14일부터 지역 주택 철거작업이 시작되었으며, 500년이나 된 낡은 농가를 철거하고 새로운 집 67채를 짓는 과정에서 뱅크시의 벽화가 그려진 건물도 허물어진 것. 땅 주인과 철거 업체 측은 뱅크시의 작품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한다. 철거에 투입됐던 작업자들은 “뱅크시인 줄은 전혀 몰랐다. 나중에 그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너무 놀라 구역질이 날 지경이었다”라고 밝혔다.
네티즌들은 “벽을 부수지 말고 전시관으로 옮겼으면 좋았을 텐데”, “작품이 영영 사라지다니 너무 슬프다” 등 아쉬운 반응을 보이는 한편, 이로 인해 땅 주인이 날린 돈이 얼마일지 추측하고 있다고.
이미지 출처 | Bank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