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ngBoy Never Broke Again. 일명 ‘NBA YoungBoy’라 불리는 래퍼 켄트렐 드숀 골든(Kentrell DeSean Gaulden)은 2015년 발매한 믹스테이프 “Life Before Fame”로 데뷔해 지난해 발매한 여섯 번째 정규 앨범 [Don’t Try This At Home]까지 트랩, 갱스터랩을 중심으로 한 꾸준한 작업물로 거대한 팬덤을 형성해 왔다. 살인미수, 폭행, 납치 등의 범죄와 꾸준히 연루되며 온갖 논란을 몰고 다니는 그이지만, 그간 빌보드 200 차트 1위에 여러 차례 이름을 올린 만큼 여전히 그를 따르는 팬층은 두텁다.
여느 젊은 래퍼가 그렇듯 그의 추종자들 중에는 다수의 어린 리스너들이 포함돼 있는데, 영보이에게는 이와 연관된 밈(meme)이 하나 있다. ‘YB Better’라 일컬어지는 해당 밈은 일부 리스너들이 타 아티스트의 영상에 “영보이가 더 낫다”라는 식의 댓글을 달며 시작되어 이후에는 이들을 아니꼽게 본 ‘지능형 안티’들이 주로 사용하며 퍼지기 시작했다. 특히, 2020년 경부터 ‘YB Better’라는 문구가 NBA 영보이의 머그샷과 결합되며 그 파급력이 더 커지기 시작했는데, 팬들이 그의 머그샷을 다채롭게 꾸미기 시작하며 일종의 밈이 된 것(이뿐만 아니라 이와 함께 NBA 영보이의 팬들의 행태를 유쾌하게 비꼬는 다수의 영상 역시 바이럴되며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 유튜브에 ‘Youngboy fans be like’라고 검색하면 다수의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뉴욕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이너 라이언 스튜어트(Ryan Stewart)는 당시 화제를 모았던 NBA 영보이의 밈을 한 데 모아 하나의 작품, ‘NFT Youngboy’로 완성했다. 월마트 직원부터 “포켓몬스터”의 지우, 스펀지밥, 로날드 맥도날드, 타노스 등 각양각색의 캐릭터를 품고 재탄생한 NBA 영보이의 머그샷을 트위터를 유영하며 하나로 엮은 것. 또한 인터넷 세상에서 수집한 이미지 외에도 라이언이 직접 실력을 발휘한 이미지 역시 작품에 사용됐다.
가로 77개, 세로 36개 총 2,772개의 밈이 모여 완성된 ‘NFT Youngboy’는 이미지의 의도적 배치와 편집 작업을 통해, 작품 전체적으로는 밈의 원본이 된 영보이의 머그샷이 드러나게 했다. 한 명의 인간이 타인에 의해 수없이 많은 이미지로 재창조되고, 이를 또 다른 타인이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했다는 사실은 디지털 세상 속 흐릿해진 창작자의 개념과 유희를 바탕으로 한 밈의 가치를 재고하게 한다. 이 작품의 기원, 그러니까 NBA 영보이 자신과 그를 감싸던 어린 리스너들 그리고 이들을 비꼬며 탄생한 ‘YB Better’의 밈이 흘러 흘러 누군가에겐 하나의 영감이 됐으니 말이다. SNS의 범람과 함께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디지털 세계를 유영하는 현세대들에게 밈은 더 이상 일상에 빠져선 안될 삶의 활력소이자 영감의 원천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여기서 남들보다 한 발자국 더 나아갈 수 있는 요소라면 역시 실천력과 아이디어. 한 래퍼를 향한 조롱 섞인 농담을 유쾌한 작품으로 풀어낸 라이언 스튜어트의 작품을 함께하며 오늘도 일상의 아이디어를 얻어보는 건 어떨까. ‘NFT Youngboy’는 라이언 스튜어트의 웹사이트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Ryan Stew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