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크리에이티브 산업 연합, COPI(Central Office of Public Interest)는 최근 무분별한 하수 투기를 종식하기 위해 대중을 새롭게 자극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개인적인 하수 투기가 심각한 문제가 되는 가운데, 작년 영국의 수도 회사가 강과 바다로 유출한 하수 원수 배출 시간이 무려 360만 시간에 달했기 때문. 더하여 우려스러운 점은 분뇨, 물티슈, 콘돔이 포함된 하수 유출이 2022년 이후 두 배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충격적인 통계에 걸맞게, COPI가 공개한 캠페인도 큰 화제가 되고 있다.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AMV BBDO가 기획하고 제작한 이번 ‘스미어 캠페인(Smear Campaign)’은, 배설물 및 기타 하수 원재료로 만든 덩어리로 초현실적인 글꼴을 탄생시켜 하수 무단 투기의 영향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더러운 글꼴의 기본 틀은 다양한 모양, 크기 및 질감의 배설물로 만들었는데, 속에는 배설물은 기본이고 응고된 지방과 거품 덩어리, 썩은 유기물, 사용한 화장지, 버려진 오래된 콘돔, 구더기, 파리 등이 섞여 있다. 더하여 글꼴 배경 주변에 묻은 듯한 배설물 얼룩은 하수구에서 갓 퍼낸 듯한 생생함을 선사한다.
이번 캠페인의 아트 디렉터인 마리오 커크스트라(Mario Kerkstra)는 이 글꼴이 정말 어렵게 만들어졌다고 전했다. 그는 “여러 수로를 직접 찾아다니며 하수를 수집한 후, 찾은 것들을 참고해 글꼴의 여러 구성 요소를 만들었다. 아트 디렉터의 관점에서 다양한 질감, 모양, 색상 등이 최대한 사실적으로 보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캠페인의 글꼴은 타이포그래피 아티스트인 션 프리먼(Sean Freeman)과 이브 스테벤(Eve Steben)과의 협업을 통해 제작됐다. 그들은 창작 과정에 대해 “가독성과 사실성을 가장 앞선에 두고 다양한 배설물과 부드러운 체수 폐기물 요소를 차례대로 조합하여 글자의 입체적인 구조에 접근하고, 수작업으로 탄생시켰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스미어 캠페인은 옥외광고물뿐만 아니라 강변 오염 핫스팟의 플래카드, 공중화장실 안내문 등 다양한 관련 매체에 게재될 예정이다.
이미지 출처 | AMV BB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