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주한 낮과 밤이 지난, 동이 터올 무렵의 번화가는 사람과 사물로 가득 찬 풍경을 소강상태로 이끈다. 피곤한 기색으로 귀가하는 무리와 미처 그 열기를 식히지 못한 몇몇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각각의 모습 등 거리는 새로운 분위기로 탈바꿈하며, 다음을 준비한다. 그렇다면, 세계에서 가장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 뉴욕 맨해튼의 일요일 새벽에서 우리는 어떤 이들을 만날 수 있을까?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진작가 리차드 레날디(Richard Renaldi)는 2010년부터 16년까지 맨해튼의 이른 아침을 촬영, 흑백 사진으로 식어가는 도시와 그 속의 여러 인물을 담았다.
그가 촬영한 인물 대부분은 파티가 끝난 뒤 집으로 향하는 이들과 맨해튼의 풍경, 새로운 아침을 준비하는 청소부와 공공시설 관리자도 등장한다. 도시와 인간이 빚어내는 공명, 그 끝과 시작을 포착한 레날디의 ‘MANHATTAN SUNDAY’를 천천히 감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