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rtraits of Melbourne – 뜨거운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사람들

멜버른의 12월은 눈 내리는 화이트 크리스마스 대신 뜨거운 햇볕의 푸른 크리스마스가 기다리고 있다. 더운 재킷보다는 반팔에 반바지를, 스키보다는 바다 수영을 즐기는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라는 말이다.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준 한껏 가벼운 옷차림과 다채로운 컬러, 지구 반대편 뜨거운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Harry – 바리스타

해리는 내가 멜버른에서 만난 가장 멋진 바리스타 중 한 명이다. 해리의 커피는 언제나 훌륭하다. 환한 미소로 반겨주는 접객 또한 일품. 약간은 너디한 느낌을 베이스로 다양한 스타일링을 보여주는 해리는 주로 유럽 브랜드를 즐겨 입는다. 허나 자신만의 색이 강한 친구라 그의 차림새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날 그의 선택은 마른 딱 맞는 링커티와 긴 다리에 딱 떨어지는 루즈한 리바이스 그리고 브라운 컬러의 안경.

Anna –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카페를 나와 걷던 중 만난 안나. 멋스럽게 꾸민 느낌이라고 하기엔 편안한 컬러와 실루엣, 하지만 곳곳에 보이는 포인트. 안정된 컬러와 최소한의 액세서리로 세련된 느낌을, 살로몬으로 스포티한 느낌을 살렸다.

Ivy – 메이크업 아티스트

‘아마도 저 친구는 패션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닐까?’ 멀리서 그녀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촬영을 마치고 질문을 던졌다.

“혹시 직업이 뭐야?”

“메이크업 아티스트”

그래도 절반은 맞은 셈이다. 카메라를 들기 전부터 그녀의 텔파 팬츠가 계속 눈에 들어왔다. 근래 텔파를 활용한 스타일 중 당연 으뜸이었기 때문. 말도 안되게 깔끔한 룩에 텔파 숄더백을 메고 다니는 여럿을 보며 답답합을 느끼던 내게 아이비는 마치 밤 고구마에 탄산음료 같은 존재였다. 믹스 매치는 좋지만 미스 매치는 용납하지 못한다.

Kelsey – 마케팅 매니저

교통편을 잘못 찾은 이날은 한참을 걸었다. 그렇게 걷고 걷던 중 만난 켈시. 켈시는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헤어 스타일과 볼드한 액세서리 그리고 각진 선글라스를 하고 있었다. 무더운 날씨에 어울리는 가벼운 옷차림과 구릿빛 피부는 켈시를 그 누구보다 자유로워 보이게 했다. 촬영을 마치고 각자 다시 길을 나섰는데 웬걸, 우린 같은 카페에서 다시 만났다.

Jack – 모델

멋진 외모의 잭은 콜링우드에 위치한 스토어 ‘Havn’의 세일즈맨이자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모델이라 그런지 흰 티셔츠에 청바지만 입어 태가 산다. 뭐랄까, 나도 충분히 따라할 수 있는 스타일이지만 내가 하면 극히 평범해 보이는 스타일의 전형. 잭의 잘생긴 외모 덕일까.

Campbell – 웨이트리스

콜링우드에 위치한 세컨드핸즈 스토어 ‘swop’에서 만난 캠벨. 개인적으로 네이비 컬러는 조금은 중후하다고 느끼는 편이지만, 그녀의 스타일은 되려 섹시했다. 몸선이 돋보이는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카디건과 스포티한 무드가 느껴지는 팬츠. 그와 대비되는 컬러의 하얀 숄더백을 메고 손끝에는 타탄체크 볼캡을 들고 있었다. 마르지엘라 타비 슈즈까지 신은 켐벨은 약간 반항적인 유럽 소녀 같았다. 

Joel – 학생

조금 이른 시간에 촬영을 나와 집으로 가는 길, 멀리서부터 눈에 들어오는 보라색 티셔츠와 하프 팬츠의 조엘을 만났다. 소년 같은 얼굴에는 수염이 자라 있었고 머리는 자연스럽게 헝클어져 있었다.

Tilly – 바리스타

무작정 트램에 올라 종착지에 내려 인물 보단 일상을 담으려 한 날이었다. 그렇게 5분 정도 걸었을까, 종착지에 위치한 작은 동네에서 우연히 틸리를 만났다. 조금 놀라웠다. 왜냐하면 그녀는 내가 좋아하는 카페 ‘Cathedral’에서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는 친구였으니까. 언제나 본인의 짧은 헤어스타일과 어울리는 캐주얼하면서 활동적인 스타일이야말로 틸리의 매력이다.

Jonathan – 모델

늦은 오후 시티에 위치한 큰 백화점 앞에서 만난 조나단은 모델 겸 아크네스튜디오 스토어의 세일즈맨으로 일하고 있는 친구다. 이날 그는 무심한 표정에 팔짱을 끼고 짝다리를 짚으며 내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흑인 친구들의 이란 무드가 좋다.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동시에 목소리엔 항상 유쾌함이 담긴다. 특히, 그들 특유의 친근함은 정말이지 최고다. 조나단 역시 그랬다. 

Kerem – 아트 디렉터

어쩌다 보니 흰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친구가 둘이나 등장했다. 어쩌겠나, 멋있는 친구들에게는 카메라가 가는 걸. 헤어 스타일부터 독특한 카렘은 편안한 스타일에 루즈한 실루엣이 매력적이다. 사용감이 다분한 버켄스탁과 최소한의 액세서리로 힘을 준 느낌. 


Photographer | 양재민
Writer | 양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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