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아버지의 시선을 재현한 사진집과 음반, ‘Re-wind Kumamoto’

낯설면서도 익숙한 수많은 다른 세상들과 조우했으면 하는 취지에서 시작한 ‘소풍’ 진(zine). 그 시리즈의 외전판인 ‘리와인드 구마모토(Re-wind Kumamoto)’가 발간됐다. ‘리와인드 구마모토’는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출판 기획자 및 저자, 사진가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 장지원이 30년 전 아버지가 일본에서 찍은 필름 사진에 남은 흔적들을 뒤쫓아 그 장소에 다시 찾아가 보고 느낀 것들을 담은 사진집과 음반이다.

새롭게 출간한 사진집은 과거 작가의 아버지가 머물렀던 장소와 그 시선을 아들 장지원이 따르며 그의 시선으로 담은 현재의 모습을 한 번에 담았다. 아버지가 머물렀던 농촌 가정 속 인물들의 모습과 더불어 구마모토 시내, 구마모토성, 미나마타, 이즈미 등 규슈의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을 것.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리와인드 구마모토’가 양면에 음악이 담긴 카세트테이프 형식의 음반과 같은 규격의 작은 출판 형식을 택했다는 사실. 이는 사진 매체의 속성, 시간의 흐름, 아버지와 아들, 세대와 국가 간의 차이 등과 같은 여러 관계성을 가시화하고, 이에 힘을 가하기 위함이라고.

함께 발매한 카세트테이프는 밴드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음반이 담겨있다. 수록된 총 6개의 연주곡들은 테이프의 A면과 B면을 감고 되감는 과정을 통해 책에 얽힌 이야기들에 원초적이고도 섬세하게 설득력을 더한다.

그간 누군가의 향수를 자극할 만한 아이템을 조명해 온 기존의 ‘소풍’ 시리즈와는 달리 ‘리와인드 구마모토’는 작가 장지원의 개인적인 가족사를 다루면서 기존과는 다소 다른 방향성을 갖지만, 위의 여러 관계성을 통해 개인사를 보편사로 확장해 나가 우리들이 살아가며 중요한 것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만든다.

방향성은 달라졌지만 여전히 누군가에게는 그 시절을 추억하게끔 하는, 누군가에게는 낯설고도 익숙한 다른 세상을 계속해서 제시하는 ‘리와인드 구마모토’는 ‘소풍’ 공식 웹사이트, 더 북 소사이어티(The Book Society), 포(FOE), 가가77페이지 등 여러 온, 오프라인 샵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Sopung Zine 인스타그램 계정
장지원 인스타그램 계정


이미지 출처│Sopung zine

RECOMMENDED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