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이름부터 별 의미 없는 욕까지 수많은 낙서가 거리 곳곳에 흩어져 있다. 개중 인간의 성기를 그려놓은 꽤 대담한 낙서는 왠지 모르게 시선을 사로잡는다. 대충 그 모양만을 거칠게 그려 놓은 것부터 상당히 심혈을 기울인 듯 디테일한 부분을 살린 것까지 ‘여기다 이런 걸 그려놔서 뭘 하겠다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게끔 한다. 그런데도 그 본능에서 나오는 원초적인 유쾌함은 슬그머니 미소를 짓게 하지 않는가. 다양한 국가 고대인 또한 다산과 풍요를 기원하는 목적으로 성기를 그려 놓았다지만, 그중에는 분명 별 뜻 없이 성기를 그리고 낄낄대는 장난꾸러기도 한 명쯤 있었을 것이다.
아무튼, 이런 거리의 낙서를 조금 더 즐겁게 만드는 스트리트 아티스트가 등장했다. 영국에서 불현듯 나타난 익명의 아티스트는 런던 거리 곳곳에 낙서 된 성기에 콘돔을 덧씌우는 ‘Protect City Cocks’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단순한 장난 이상의 의미를 가진 이 프로젝트는 스탠실로 성기 낙서 위에 콘돔을 씌우고 그 아래 무료 콘돔 배포와 성병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웹사이트 주소까지 새긴다. 콘돔 회사 혹은 공공기관에서 진작 시행했다면, 그 효과가 어떠했을지 궁금해지는 이 훌륭한 프로젝트를 따라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