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산티아고 출신의 아티스트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즈(Francisco Rodriguez)의 그림을 소개한다. 그는 자라면서 일본 애니메이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작가의 유년기인 90년대, 일본 만화는 칠레에서 아주 유명했으며, 구매하기에도 가격이 그리 부담스럽지 않았다고. 그 영향은 그가 색을 다루는 방식이나 드로잉 스타일을 완성하는 데 크게 기여한다. 애니메이션이 그림을 향한 열망을 키워줬다면, 산업화가 산티아고에 남긴 잔재는 프란시스코에게 창작의 영감을 불어넣었다.
작가는 자신의 기억 그 깊숙한 곳에 산업 노동자, 길 잃은 개, 송전탑 같은 이미지가 자리한다고 밝혔다. 폭력, 소외, 외로움 그리고 향수는 그가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데 아주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가면 쓴 악당과 자신의 생생한 악몽이 겹쳐져 독특한 서사를 이루는 것. 유년기의 이면에 자리한 어둠을 독특한 이야기로 표출하는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즈의 그림을 감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