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20세의 나이에 유전병으로 세상을 떠난 비운의 포토그래퍼 데이비드 소렌티(Davide Sorrenti)는 유명 패션 포토그래퍼 마리오 소렌티(Mario Sorrenti)의 동생이자 그가 질투해 마지않던 ‘뉴욕 패션계의 기린아’였다. 마리오보다 조금 더 예술적인 작업에 몰두한 그의 사진은 어린 시절부터 싸워온 유전성 빈혈의 병마와 거리문화, 그리고 그의 스케이트 크루 SKE를 기록하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이 중 대부분은 90년대 패션계가 그에게 덧씌운 ‘헤로인 시크(헤로인에 희생된 퇴폐적인 예술가)’ 이미지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데이비드의 왜곡된 이미지는 다행히 가족의 해명으로 풀렸지만 그의 작품을 감상할 기회는 부족했던 터. 올 6월 26일부터 7월 28일까지 뉴욕 CC 프로젝트(CC Projects)에서 열리는 데이비드 소렌티 개인전 ‘Our Beutyfull Future’은 그를 기억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그의 작품 세계를 재조명하고자 의기투합하여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본 개인전에는 데이비드 소렌티의 자화상과 90년대 뉴욕의 유스 컬쳐(Youth Culture) 신(Scene)을 촬영한 사진들이 전시된다. 가족 대부분이 패션 포토그래퍼인 가정에서 태어나 장르를 넘나들며 창작욕을 불태웠던 그의 사진은 종종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활력 넘치는 예술계와 급속도로 성장한 패션계를 그 중심부에서 담아낸다. 십 대 소년의 정제되지 않은 시선으로 만들어낸 사진들은 분명 여느 패션 사진들과는 다른 꾸밈 없는 정취를 전달할 것. 안타깝게도 한국의 팬들은 본 전시회를 관람하기 어렵겠지만, 그의 아이코닉한 삶과 작품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그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See Know Evil”을 체크해볼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