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 올림픽에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스케이트보드는 수많은 우려와 기대 속에서 ‘무엇이 진짜인가’에 관한 갑론을박을 낳았다. ‘길거리에서 탄생한 문화가 과연 점수와 순위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인가?’에 관한 물음이 그 핵심이었고, 스케이터들의 이와 같은 분노를 누군가 듣기라도 했는지 코로나라는 말도 안 되는 전염병은 올림픽을 1년이나 늦추기도 했다. 이러나저러나 덩치가 커질 대로 커져버린 스케이트보딩의 변화는 더 많은 이들을 시장에 끌어들이는 기폭제로 작용하기도 했다. 올림픽은 이윽고 개최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열린 올림픽 스케이트보드는 현재 스트리트 부문까지 진행되어 호리고메 유토(Yuto Horigome)가 역사상 첫 금메달을 차지했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점치던 나이쟈 휴스턴(Nyjah Huston)을 넘어선 유토의 널리 하프캡 스위치 파이브-오 리버트(Nollie Halfcab Switch 5-0 Revert)는 우승을 확정 짓는 트릭으로 역사의 한 장면을 기록했다. 일찍이 2020 도쿄 올림픽을 예언했던 1988년 애니메이션 “아키라(Akira)”가 다시 한번 생각나는 건 기분 탓만은 아닐 것.
널리(Nollie)와 스위치(Switch) 스탠스로 핸드 레일을 마치 렛지처럼 타내는 유토의 스타일과 기술은 분명 다음 레벨의 것이 분명했다. 이를 눈여겨본 슈퍼스타 에릭 코스턴(Eric Koston)은 그를 나이키로 영입했고, 에이프릴(April Skateboards)은 20살의 나이였던 그를 프로로 승격시켰다. 길거리 문화와 스포츠 정신(?) 그 사이 어느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듯한 유토의 미래는 눈여겨볼 가치가 있다. 지난달 공개되었던 파트 “The Yuto Show”를 통해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상상해보자.
이미지 출처 │ Board Riding, Time Magazine, World Ska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