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라면 아마도 쌍둥이처럼 닮은 서현역과 수내역 근방의 건물 구조가 익숙할 것이다. AK 플라자와 롯데백화점으로 대표되는 두 역의 중심에는 비슷한 모양새의 휴식공간이 각기 마련되어 있다. 이 공간이 스케이터들에게는 보드 타기에 안성맞춤인 지형이라 이미 오래전부터 분당에서 보드 좀 탄다고 하는 이들은 모두 이곳을 거쳐 갔다. 특히 요즘 같은 날씨에는 대낮부터 밤까지, 나이 어린 친구들부터 이제는 직장인이 된 스케이터들이 함께 어울려 형, 동생 하며 즐겁게 보드를 즐기는 모습이 눈에 훤하다. 역 근처를 지날 때면 언제나 바퀴 구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저녁 무렵, 땀에 젖은 티셔츠 한 무리가 삼삼오오 모여 맥주를 마시는 모습 역시 분당 주민들에게는 꽤 익숙한 풍경이다.
예전에는 주로 서현역에 출몰했지만, 근래 가장 핫하다고 할 수 있는 스팟은 역시 비교적 인파가 드문 수내역이다. 최근 고국으로 돌아간 스케이팅 스티브(Skatin’ Steve)는 ‘수내 스팟’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사용할 정도로 수내역 로컬에 대한 애정을 뽐냈다. 최근 필르머 양성준이 공개한 스케이트보드 비디오, “Mama Boyz”는 수내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스케이터들을 한데 모았다. 양성준이 편집과 촬영, 전체적인 디렉팅을 맡았고, 지난번 VISLA에서 소개한 적 있는 “BGM Roulette”의 주인공, 이한민과 분당에 자리 잡은 대구 로컬 스케이터 김수민이 촬영을 도왔다. 낯선 얼굴이지만, 옹기종기 모여서 즐겁게 보드를 즐기는 모습이 왠지 구수하다. 직접 감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