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 o c t u r n e”과 “여름방학”, “Love Letter” 등 본인만의 독특한 감성을 녹여낸 스케이트보드 영상을 선보이는 프랑수와 오사무(François Osamu), 정필규가 간만에 새로운 스케이트보드 영상과 함께 돌아왔다. 정필규는 앞서 언급한 “여름방학”은 물론, 다양한 영상을 통해 ‘여름’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초록의 계절, 그 시작과 동시에 생명력을 뽐내던 무수한 식물의 이파리도 더위에 축 처져 있는 지금이지만, 이때 불현듯 영상을 공개한 그는 여전히 여름이라는 계절을 매력적으로 느끼고 있는 듯하다.
매 영상 새로운 시도를 하는 정필규는 이번 영상에도 흥미로운 행보를 이어나간다. 시작부터 불량함이 가득 느껴지는 힙합 음악이 들려오는 첫 영상 “CHUNG GONG GANG”은 이전 정필규의 전매특허인 서정적인 음악과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영상미를 기대했던 이들에게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를 선사한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스케이팅에 매진하는 스케이터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 영상은 묘한 집중력을 불러일으킨다.
바로 뒤 이어지는 “쑥부쟁이 피는 계절에 우리는”은 앞선 영상과는 상반된 분위기로 보는 이를 매료한다. 눈부시게 청명한 색감, 느릿한 화면전환은 이 스케이트보드 영상의 제작자가 프랑수와 오사무였음을 다시금 알린다. 마치 방학을 맞이한 소년처럼 그들에게 주어진 짧은 휴가를 만끽하는 스케이터와 풍경이 천천히 화면을 스친다. 정필규의 타고난 감각이 빛을 발한 두 영상을 감상하며, 이제야 조금 누그러진 여름의 더위를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