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우리가 사는 21세기를 다양성이 중시되는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의 시대라고 부른다. 시대적인 요구에 따라 최근 다양성 담론이 좀 더 활발하게 다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이나, 우리 사회에 아직도 소외되고, 배척되고 있는 이들이 존재함을 부정할 수는 없다.
우리 사회에서 다양성을 존중받지 못하는 가장 대표적인 집단은 바로 무슬림들이지 않을까. 전 세계의 무슬림 인구는 매우 가파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어느덧 우리나라도 무슬림 인구 30만 명 시대를 맞이했다. 하지만 인구 증가 속도에 비해 이들에 대한 인식 개선은 매우 더딘 것으로 보인다. 만약 당신 역시 무슬림 여성을 떠올릴 때 어두운 히잡(Hijab)이나 그들의 조심스럽고 소극적인 태도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면, 바로 여기 당신의 인식을 송두리째 변화시킬 이들이 있다. 젊은 무슬림 여성들을 대변하기 위해 런던을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콜렉티브, 무슬림 시스터후드(Muslim Sisterhood)가 바로 그들이다.
무슬림 시스터후드는 그동안 미디어를 통해 그려진 무슬림 여성들의 이미지를 변화시키기 위해 모인 세 여성, 사라 굴라말리(Sara Gulamali), 자이납 살레(Zeinab Saleh), 라미사 칸(Lamisa Kahn)을 주축으로 결성된 여성 공동체다. 그들은 각종 매체에서 무슬림 여성들이 “마르고 자신 없는 중동 여성”으로 그려지는 것을 보며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다. 현실에서 무슬림 여성들은 매우 다양한 몸매와 피부색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 역시 불편하고 점잖은 의상보다 나이키 에어 포스 원(Nike Air Force 1)이나 아디다스(adidas) 트랙슈트를 즐겨 입는 젊은이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은 각종 전시와 행사를 통해 젊은 무슬림 여성들의 아름다움을 보다 사실적으로 전달하는 일에 앞장섰으며, 젠트리피케이션에 맞서 런던 내 유색인종들의 사업체들을 조명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지난 7월에는 사회적 운동에 앞장서는 비트윈 보더 매거진(Between Borders Magazine)과 함께 자신들의 첫 진(Zine)을 출판하기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그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먼 한국 땅의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비록 무슬림들이 우리에게 아직 낯설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이들의 외형과 문화를 함부로 판단하는 이유가 돼서는 안 될 것. 무슬림 시스터후드가 조명한 당당하고 힙한 이슬람 여성들의 모습을 확인하고 싶다면, 하단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방문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