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프림(Supreme)이 사업 초기 광고할 예산이 없어 티셔츠를 구매한 사람에게 스티커를 제공했던 일은 유명한 일화다. 당시 슈프림 마니아가 도시 곳곳에 붙인 스티커는 자연스러운 홍보 효과를 냈는데, 현재까지도 스티커는 다수에게 이미지를 전달하는 저렴하고 직설적인 매체로 브랜드는 물론 본인을 홍보하거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쓰인다. 길거리 문화의 중심에 있는 스케이트보드 브랜드에서 스티커를 제작하고 판매하는 것은 제법 당연한 일이다.
스티커를 수집하는 이들은 저마다 다른 방법을 고수하는데, 크게 아끼는 물건이나 장소에 부착하는 이와 붙이기엔 아까워 보관하는 이로 나뉜다. 아마 @skateboard.stickers.history는 후자일 것. 계정은 2016년부터 약 4년이란 시간 동안 동일한 배경과 구도로 스케이트보드 브랜드의 스티커를 촬영해 어느덧 2,000여 장이 넘는 사진을 쌓아올렸다.
프로필에는 전문적, 비즈니스 계정이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단순히 이미지만 게시하는 수준이 아닌, 정확한 연식까지 기록해둔 게시물도 수두룩하다. 스티커의 종류 또한 슈프림, 스투시(Stussy)와 같은 이름난 브랜드부터 유명한 스케이트보더와 뮤지션 사진이 담긴 스티커까지 다양하게 등장한다.
피드를 채운 스티커들을 살펴보면 하나의 문화에서 비롯한 브랜드가 제각각 차별화된 개성을 뽐내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간혹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그래픽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다양한 브랜드에서 연식까지. 각양각색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그래픽을 한눈에 살펴보면 참신한 아이디어를 얻을지도 모르는 일이니 팔로우를 통해 함께 살펴봄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