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괴담처럼 떠돌던 아이폰 성능 저하 사건을 기억하는가. 당시 아이폰 구형 모델의 소비자들은 버전 업데이트 이후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는 현상을 겪었다. 이에 소비자들은 구형 제품의 성능을 고의로 저하시켰다는 혐의로 의혹을 제기했으며, 애플이 일부 모델의 성능을 제한했음을 시인하며 논란의 여파가 더욱 거세졌다. 사건은 집단 소송으로 이어졌으나 서울 중앙지검이 불기소 처분을 내리면서 일단락되는듯했다.
논란은 미국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미국 내 소비자들이 최근 제기한 소송에서 끝내 애플은 총액 기준으로 최소 3억 1000만 달러(약 3697억 원)에서 최대 5억 달러 정도를 배상해야 한다. 총 보상 금액은 지급 대상 규모에 따라 달라질 예정이지만, 구형 아이폰 소비자들에게 1인당 25달러(한화 3만 원)를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보상 대상은 10.2.1 이상 버전을 설치한 아이폰 6,6플러스, 6S, 6S 플러스, 7,7 플러스, SE를 사용한 미국 소비자다. 앞서 2월 프랑스에서도 애플은 2500만 유로(한화 326억 원)의 벌금을 지급하고, 한 달간 애플 프랑스 공식 홈페이지에 해당 사실을 공지할 의무를 지니는 것으로 합의했다.
이러한 사례는 국내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 소비자주권은 지난 판결에 불복하지 않고 항고한 상태다. 배터리 노후가 과부하를 초래해 미리 성능 제한 기능을 도입한 것이라 밝힌 애플의 발언은 전 세계적으로 비판받고 있다. 구형 모델의 사용자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한 국내에서도 하루빨리 좋은 소식을 맞이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