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막론하고, 슬픔이라는 감정은 언제나 낭만과 예술, 청춘과 같은 주제와 연관 지어졌다. 조금만 기억을 더듬어보면 당신의 플레이리스트에도, 과거의 싸이월드 게시물에도, 기도하는 손으로 얼굴을 가린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의 사진에도 짙은 슬픔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을 터. 어쩌면, 아이러니하게도 슬픔은 가장 ‘힙’한 감정인지도 모르겠다.
당신에게도 언젠가 예기치 못한 슬픔이 찾아와 훌쩍 떠날 곳이 필요하다면, 그리고 그 여행이 특별하길 원한다면, 인스타그램 계정 @sadtopographies를 참고해보자. @sadtopographies는 세계 곳곳에 슬픈 이름을 가진 지역들을 소개하는 계정이다. 믿기지 않겠지만, 계정에 소개된 Awkward Lake, Mistake Island, Alone, Disappointment Mountain 등은 모두 실존하는 지역명이다. 슬픈 이름의 지역은 미국, 이탈리아, 캐나다, 이란 등 다양한 나라에 있으니, 정처 없는 여행의 목적지가 부족할 일은 없을 것이다.
계정의 관리자인 호주 출신의 예술가 데미언 루드(Damien Rudd)에 따르면, 이와 같은 이름들은 상당수가 지역 내에서 벌어진 사건, 일화, 설화 등에 기원을 두고 있다고 한다. 때로는 엽기적이고 때로는 안타까운 사연들에 관심을 가진 데미언은 지역들의 정보와 이야기를 한데 모아 동명의 책으로 출간하기도 했으니, 이 모든 작업은 ‘슬픔’과 연관된 또 하나의 예술적 시도로 평가받을 수 있겠다. 왠지 모르게 서글픈 날, 당신의 기분과 꼭 닮은 그곳을 찾고 싶다면 지금 @sadtopographies를 확인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