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그라운드 방송국 서울 커뮤니티 라디오(Seoul Community Radio, 이하 SCR)가 이번 주말 평화 사절단의 임무로 강원도 철원을 찾는다. 이들의 정확한 목적지는 철원 팔경 중 한 곳 고석정. 이곳은 사흘간 펼쳐질 평화 음악 축제 ‘DMZ 피스 트레인 뮤직 페스티벌 2019(DMZ Peace Train Music Festival 2019)’의 주요 무대로 탈바꿈한다. 작년 첫 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DMZ 피스 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은 음악으로 평화를 경험하기 위해 비영리로 조직되었으며 자유, 평화, 인권 등 평소 무관심해지기 쉬운 가치를 문화로 재발견하고자 기획되었다고. 이들은 애써 멋 내지 않겠다며 아티스트의 유명세에 힘입은 요란한 홍보문구 대신 평화에 대한 각자의 생각으로 조용히 동지를 모은다.
혁오, 리틀 빅 비(Little Big Bee), 빠미(Palmy), 엘리펀트 짐(Elephant Gym), 아이스에이지(Iceage), 존 케일(John Cale) 등 정해진 색깔 없이 모인 동서양의 다양한 아티스트,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의 북한을 향해 각자의 방식으로 평화를 노래할 이들 중엔 SCR이 불러모은 서울 로컬의 디제이도 섞여 있다. 작년 여름의 고석정을 기억하며 곧 시끌벅적해질 철원을 상상해보자. 지역 주민과 외부인이 하나 되어 춤추는 여름날, 동참을 원한다면 아직 늦지 않았으니 하단의 링크를 방문하길. 전국 주요 도시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도 준비되어 있다니 접근성도 훌륭하다. 이하는 SCR을 이끄는 두 디랙터의 한마디다.
이슬기: 레이브 문화를 살뜰하게 챙겨주는 고마운 페스티벌. 통일을 기원하기보다는 평화와 교류를 바라는 맘이 더 크다. 예전 SCR 피드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언젠가 SCR 스테이지에서 평양 그라임, 개성 테크노 등을 북한 아티스트가 플레잉하는 날이 왔으면 한다. 음악 아래 우리 모두 화합.
Rich: 영국에서 자라며 보고 들은 한국은 뉴스에 비친 남북 갈등이 전부인 듯했다. 하지만 올해로 한국 생활 5년째. 삶이란 것이 그러하듯 오직 하나의 단면으로 한국을 정의할 수는 없었으니. 문화적으로 요동치는 이 나라에서 SCR을 시작한 것도 되도록 많은 서울의 모습을 세계와 나누기 위함이었다. 참 놀라운 일이다. 분쟁지역에서 2 년째 음악으로 사람을 잇는 역할을 맡은 우리는 이 나라의 평화, 나아가 세계의 안녕을 목적으로 삼았다. 이번 축제가 보내는 메시지 그 자체다.
DMZ Peace Train Music Festival 2019 공식 웹사이트
행사 정보
일시 │ 2019년 6월 7일 ~ 6월 9일
장소 │ 강원도 철원군 고석정, 노동당사, 소이산, 월정리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