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뉴욕 패션위크(New York Fashion Week)에서 인상적인 3D 영상물을 선보인 랙앤본(Rack & Bone). 이번 FW 뉴욕 패션위크에도 AI 기술과 결합한 독창적인 쇼를 완성했다. 지난번에는 패션쇼 이후 영상을 재편집했다면 이번에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사의 ‘애저 키넥트 카메라(Azure Kinect Camera)’ 기술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이미지를 보여주며 한 단계 발전된 기술을 활용한다.
랙앤본의 SS20 컬렉션을 소개하는 ‘CONTRASTS & PERSPECTIVES’는 2명의 드러머와 45명의 모델, 2명의 댄서가 등장한다. 쇼장 한가운데 자리 잡은 카메라를 통해 피사체의 움직임을 잡아내 새로운 형태의 이미지를 선보인다. 이번 쇼에서 주목할 만한 기술은 바로 키넥트 카메라의 인공지능형 움직임이다. 로봇팔에 달린 이 카메라는 움직이는 피사체가 감지되면 해당 물체를 쫓아가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앵글을 제시하며 능동적인 영상을 담아낸다. 그리고 이렇게 기록된 영상은 내부 AI SDK(Software Development Kit)를 통해 즉각적으로 ‘Point-Cloud’화된 3D 이미지로 변형되어 쇼장에 위치한 4개의 스크린을 통해 모델의 부피감을 풍부하게 표현한다.
브랜드의 창립자인 ‘마커스 웨인라이트(Marcus Wainwright)’는 ‘패션쇼는 전통적으로 정면 카메라를 통해 런웨이를 보여준다. 우리는 기술을 통해 다양한 시각으로 쇼를 표현하고자 했다’라고 언급하며 이번 쇼의 목표를 설명했고, 마이크로소프트도 ‘이번 패션쇼가 일회성이 아닌 미래의 패션에서 기술이 가지는 잠재력을 보여주었다’라며 이러한 움직임을 이어나갈 것을 시사했다.
과거부터 패션과 하이테크의 결합 시도는 다양하게 이루어졌다. 실생활에 기술을 접목하는 사례는 대개 편의성에 집중해 일관된 목표를 수행하는 데 반해 패션과 같은 예술계에서 AI 기술은 그저 편의성에 목적을 두지 않는다. 기술을 예술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앞으로도 논의될 중요한 화두. 그런 면에서 이번 랙앤본의 패션쇼는 하나의 방안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