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63세를 맞은 벨기에 디자이너 마틴 마르지엘라(Martin Margiela)가 패션계를 떠난 지 12년 만에 브랜드 디렉터로서가 아닌 아티스트로서 첫 개인전을 개최한다.
전시 기간은 4월 15일부터 7월 25일까지로 예정되었으며 파리 라파예트 재단(Lafayette Anticipations)에서 개최한다는 것 이외에 아직 세부적인 내용은 밝혀진 것이 없다. 마르지엘라의 지난 행보를 어깨너머로 전해 들은 이들이라도 이처럼 암암리에 전시를 한다는 스포일러만을 던진 것이 그다지 놀랍지 않을 것인데, 그 이유는 지난해 다큐멘터리를 통해 유명인이 되는 건 생각만으로도 싫다고 표할 정도로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을 꺼려온 그의 성격이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너무했다 싶었는지 재단은 마틴 마르지엘라를 언제나 예술계 안팎에서 활동해온 예술가라고 칭하며, ‘전시는 마르지엘라의 전 패션 아카이브에서 살펴볼 수 있는 주제인 변형, 실종, 기회, 미스터리, 아우라, 시간의 흐름을 아우르는 동시에 사람과 버려진 물건, 잊혀진 장소와 사건들에 대한 집착으로 그들에게 새로운 존엄성을 부여한다’라는 알듯 말듯한 힌트를 제공했다. 이에 지난해 개봉한 다큐멘터리 “Martin Margiela : In His Own Words”의 감독 라이너 홀제메르(Reiner Holzemer)와 인터뷰를 나눈 예술 문화 매체 더 가디언(The Guardian)은 ‘전시가 이전에 공개하지 않았던 조각과 사진, 설치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이라는 작은 단서를 보태기도 했다.
다큐멘터리를 관람한 이라면 영상에 등장하기도 했던 그간 연도별로 박스에 정리해 둔 창작의 고리를 공개하지 않을까 하고 감히 유추해 볼 수도 있겠다. 계속되는 추리 게임. 전시의 티저는 이달 말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Lafayette Anticipations 인스타그램 계정
이미지 출처 | WW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