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의 숨길 수 없는 장난기가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다시 한번 터져 나왔다. BMX 자전거 핸들부터 부서진 스케이트보드 데크, 통조림 캔, 바코드, 공업용 장갑 그리고 경첩까지. ‘The Pitchfork Disney’에서 영감을 얻은 JW 앤더슨(JW Anderson)의 2023 봄/여름 컬렉션이 관념적으로 굳어진 옷의 정의를 뒤흔들며 그의 재치 있는 컬렉션을 기다려온 관객들에게 만족에 찬 미소를 선물했다.
“패션은 매우 현대적인 장치이지만 행위는 아니다”라는 그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전혀 ‘정상’적이지 않은 앤더슨의 작품은 여태 우리가 꿈꿔온 현대성이야말로 환상에 지나지 않는 것 아니냐고 말을 걸고 있는 듯하다. 한 예로 니트와 바지, 슬립온에 등장한 렘브란트의 초상화는 무려 400년간 발전해 온 셀카 기술에도 불구하고 이를 활용하는 고루한 방식을 꼬집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소비의 상징과도 같은 바코드를 전면에 내세우며 목적과 수단으로써의 소비를 강조한 점 또한 현대성의 허울을 여실 없이 드러낸 앤더슨의 재치라 할 수 있겠다.
아무리 짓궂은 장난이라도 재미만 있다면 웃음으로 넘어갈 수 있지 않던가. 전통과 기품이 흘러넘치는 도시 밀라노에서 현대적 의류 표준에 과감히 도전장을 던진 앤더슨의 밉지 않은 장난을 함께 즐겨보자.
JW Anderson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Jonathan Anderson 인스타그램 계정
이미지 출처 | Vog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