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을 기반으로 하는 브랜드 아바바브(Avavav)가 또 한 번 재치 있는 무대를 완성해 냈다. 24 SS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펼쳐진 ‘No Time to Design’의 이야기다.
아바바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칼슨(Beate Karlsson)은 “지난 2년간은 ‘우리가 여기 있어! 이게 바로 우리야!’라고 외치기 위해 시끄럽게 굴 필요가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것이 조금 지겨워졌다. 시끄러운 것이 이 산업의 현재 트렌드이긴 하지만, 깊이가 없다면 고통스럽고 절망적일 뿐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는 것이 중요했다”라고 보그(VOGUE)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실제로 칼슨은 지난해, 아바바브를 인수한 뒤부터 수많은 회의와 계약서에 둘러싸여 지냈다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패션 비즈니스의 면면을 들여다본 대신 실제로 옷을 만드는 데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 것. 그렇게 탄생한 ‘No Time to Design’은 ‘스트레스로 인한 좌절과 분노, 불안과 그 속의 아이러니에 관한 것’으로 정리된다.
아바바브가 선보인 이번 컬렉션은 ‘ADD BACK’, ‘ADD SHAPE’ 등 디자인 과정 중의 코멘트를 그대로 노출했다. 모델이 온몸에 드레스처럼 덕 테이프를 감고 나오는가 하면, 노란 포스트잇으로 둘러싸인 슈트를 입고 등장하기도. 모델들은 허겁지겁 백스테이지에서 뛰쳐나오거나 옷을 입으며 워킹하는 등 시간에 쫓기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아바바브다운 유쾌한 연출을 선보였다.
여느 때처럼 유쾌하지만 동시에 어딘가 씁쓸함이 느껴지기도 하는 아바바브의 24 SS 컬렉션 ‘No Time to Design’. 서류 작업에 시달린 칼슨이 다음엔 또 어떤 유쾌한 무대를 꾸밀지 한 층 기대되는 이유다.
이미지 출처 | VOGUE RUN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