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ENSE가 풀어낸 삼성 스마트폰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 그러니까 불과 10~15여 년 전만 해도 국내외의 온갖 전자기기 업체가 자신들만의 독특한 외형과 기능을 자랑하는 핸드폰을 앞다투어 출시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춘추전국 시대를 지나 삼성(Samsung)과 애플(Apple)의 스마트폰 2강 체제가 성립되는가 싶더니, 현 젊은 세대들에게 있어서 만큼은 애플이 깔쌈한 디자인과 UI를 앞세워 굳건한 왕좌를 지키고 있다. 심지어 트렌드에 밝은 이들은 안드로이드 폰을 사용하는 이들을 ‘아재’ 혹은 ‘괴짜’로 보기도 한다. 허나 최근 뒷방으로 밀려나는 것만 같던 삼성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는 삼성 캐나다 지부의 마케팅 전략을 보면 알 수 있는데, 캐나다 몬트리올을 대표하는 편집숍 에센스(SSENSE)와의 협업 콘텐츠를 주목하면 그 실체를 알 수 있다.

동시대 가장 촉망받는 패션 디자이너의 브랜드가 한데 모인 플랫폼이자 온라인 숍으로 자리한 에센스는 그 감각적인 큐레이션에 걸맞은 유쾌하고 신선한 콘텐츠로 눈길을 사로잡아 왔다. ChatGPT를 활용한 스타일링 콘텐츠를 가장 선구적으로 사용한 것은 물론, SNS에서 유행하는 밈을 발 빠르게 사용하는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억지스럽지 않게 플랫폼의 의류를 노출시키는 것이야 말로 에센스가 지향하는 마케팅 전략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딱 보기에도 다소 우악스러워 보이는(김치 냉장고 같은…) 삼성의 폴더블 스마트 폰을 어떻게 활용했을까.

에센스는 역시나 디지털 플랫폼을 최우선적으로 활용한 모습이다. 갤럭시 ‘Z-fold 6’의 우측에는 구글 검색 기능을 통해 ‘베억하인에 들어가는 법(how to get into berghain)’과 레딧의 답변을 배치하는 동시에 좌측에는 베억하인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올블랙으로 입어야 한다는 통념에 맞게 에센스에서 판매 중인 릭 오웬스(Rick Owens)의 의류를 나타낸 모습. 더불어 ‘I never leave the house without my…’ 컨텐츠를 통해 삼성폰을 잇-아이템(It Item)으로 지정했는데, 이와 함께 베스트의 주머니에는 파이오니아(Pioneer)를, 팬츠의 주머니에 스노우 피크(Snow Peak) 주전자를 태그한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에센스와 삼성의 협업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팝업을 통해 계속되고 있다. 지난 13일 토론토 퀸 스트리트 웨스트에 상륙한 두 브랜드의 팝업은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와 기능을 활용한 다채로운 즐길 거리와 에센스의 의류 전시 그리고 파티를 통해 새로움을 안기고 있다. 팝업 이벤트는 오는 25일까지 계속될 예정. 아이폰에 빼앗긴 젊은 층의 마음을 되찾으려는 삼성의 노력은 과연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 비록 실패로 돌아갈지언정 트렌드의 최전선에 있는 누군가와 함께하려는 노력은 가상하기만 하다. 국내에서도 보다 이색적인 이벤트로 신선함을 더하길 기대해 보며 이들의 새로운 콘텐츠를 지켜봐도 좋겠다.

SSENSE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SAMSUNG CANADA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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