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gurumi 코스프레와 함께한 SSENSE의 창의적 캠페인

캐나다 몬트리올을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편집 스토어 에센스(SSENSE)가 노울스(KNWLS)와 장 폴 고티에(Jean Paul Gautier)의 협업 컬렉션 발매와 더불어 독특한 비주얼의 캠페인을 공개했다. 협업 컬렉션 의상을 착용한 두 모델이 일본 애니메이션에서나 볼법한 커다란 머리와 호수 같은 눈망울의 인형탈을 쓰고 도쿄 거리를 활보하는 영상을 선보인 것. 눈망울에 새겨진 하트 그래픽이 그려진 두 소녀가 지하철, 타투숍, 길거리 등을 거닐며 한 소년을 수줍은 듯 바라보는 영상은 마치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사실 에센스가 선보인 이번 캠페인은 만화, 게임,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탈을 제작해 착용하는 코스프레 ‘키구루미(Kigurumi)’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으로, 탈 이외의 키구루미의 또 다른 상징적 요소인 살색 톤의 전신 타이즈를 노울스와 장 폴 고티에의 협업 제품으로 대체한 점이 돋보인다. 키구루미 문화가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며 현재는 대부분이 캐릭터 코스프레 의상으로 대체됐지만, 에센스는 두 브랜드의 협업 제품을 바탕으로 키구루미의 근본이 되는 핵심적 요소를 정확히 짚어냈다.

키구루미는 버블 경제로 호황을 누리던 1980~90년대 사이 일본에서 처음 등장한 문화로, 급변하는 경제 상황에 맞물려 위기에 처한 여러 클럽들이 마스코트 분장으로 호객행위를 하기 위해 동물 혹은 특정 캐릭터의 탈을 쓴 것에서 시작됐다. 국내에는 현재 키구루미가 인기를 끌고 있는 다른 서양 국가들과 비교해 2000년대 초 비교적 빠르게 유입되었지만, 그 신(Scene)의 움직임은 미미한 상황이다.

키구루미 코스프레의 한 가지 재밌는 특징이라면 탈을 쓰고 있는 중에는 말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착용자가 본인의 목소리를 내어 본 캐릭터의 환상을 깨면 안 된다는 초창기 일본 키구루미 문화에서 파생된 일종의 암묵적 룰이라고.

에센스는 이번 캠페인 외에도 CHAT GPT를 활용한 스타일링 콘텐츠를 선구적으로 활용하거나 다양한 도시를 배경으로 한 ‘Go-To’ 의상 추천 등 그간 재치 넘치는 마케팅으로 성공적인 바이럴을 이끌어 왔다. 키구루미 코스프레와 함께한 이번 캠페인 역시 시간을 들여 감상할 가치가 충분하니 직접 확인해 보자.

SSENSE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이미지 출처 |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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