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분히 동양적으로 불량하면서도 결코 유머를 놓지 않는 브랜드 루 단(LỰU ĐẠN)이 25 SS 컬렉션을 기념해 다시 한번 유쾌한 캠페인으로 돌아왔다. 가장 ‘루 단스러운’ 남성을 찾는 일명 ‘WHO IS THE LỰU ĐẠN MAN?’.
일본의 폭주족을 일컫는 보소조쿠(bōsōzoku), 조직폭력배 야쿠자 등의 콘셉트를 개성 넘치는 컬렉션과 캠페인으로 풀어낸 바 있는 루 단답게 이번 캠페인에서 역시 지극히 불량스러워 보이는 남성 6인을 내세웠다. 주문 시 도축을 통해 고기를 내어주는 아시아 지역의 전통시장을 일컫는 웻 마켓(wet market)의 도축업자 ‘Wet Market Butcher’부터 붉은색 코스튬으로 자신을 가리는 ‘Red Reel Creep’, 두꺼운 퍼를 걸친 도시의 포식자 ‘Big Daddy’, 고통을 만끽할 것만 같은 사디스트 ‘The Lurker’, 거리의 방항아 ‘Vandal’ 그리고 시비걸기를 즐길 것만 같은 껄렁껄렁 아저씨 ‘The MAC’까지. 웬만해서는 길게 대화를 이어가고 싶지 않은 여섯 캐릭터가 캠페인을 채웠다.
여느 하이엔드 패션 브랜드와는 다르게 브랜드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밈과 저화질의 거친 이미지를 마구 쏟아내는 루 단이기에 이번 캠페인 속 각 캐릭터가 상징하는 이미지들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보기만 해도 피 냄새가 풍겨오는 듯한 도축업자들의 사진이나 ‘Big Daddy’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영화 “파이트 클럽”의 브래드 피트(Brad Pitt)를 내건 점도 흥미롭다.
25 SS와 25 FW로 구성된 캠페인 의류는 각 캐릭터의 개성을 십분 살렸는데, 그중에도 ‘악의 나라’라는 한글이 큼지막하게 새겨진 붉은색 코스튬의 ‘Red Reel Creep’가 특히 눈에 띈다. 이는 루 단이 아시아 고어 영화에서 영화를 얻은 7번째 컬렉션 의상 중 하나로 핸드드로잉과 AI 생성 이미지를 혼합해 완성한 프린트라고. 이외에도 발밑까지 내려오는 거대한 퍼 재킷과 라텍스 스커트 등도 눈에 띈다. 언제나 식상하지 않은 캠페인으로 즐거움을 전하는 루 단. 이들이 전하는 불량한 도파민을 함께 즐겨 보자.
이미지 출처 | LỰU ĐẠ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