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슈프림(Supreme)은 이번 주 이어질 사스콰치패브릭스(Sasquatchfabrix)와의 협업 컬렉션 룩북을 공개했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사스콰치패브릭스라는 브랜드는 2003년 시작한 일본발 의류 레이블로 일본의 전통 패션 사조를 바탕으로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디자인을 표방한다. 실제 이 브랜드의 공식 웹사이트에 방문해 룩북, 프로덕트를 살펴보면 그 짙은 왜색을 바로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번 슈프림과의 협업 컬렉션 역시 상당한 논란을 만들어냈다. 슈프림이 공개한 텍스트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서양과 일본의 전통문화에 대한 영감을 바탕으로 의류를 제작하는 곳’이라는 말로 사스콰치패브릭스를 설명하고 있다. 한국은 말할 것도 없지만, 미국 역시 2차 세계대전 문제로 일본에 불편한 감정이 남아 있을 것. 이를 간과한 일이 처음이 아니라 더욱 큰 실망감을 안겨준다.
야스쿠니 신사를 배경으로 룩북을 진행한 점 또한 안타까운 사실이다.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올바른 철학이 뒷받침되지 않은 의류 브랜드라면 오랜 시간 사랑받지는 못할 것이다. 사스콰치패브릭스의 색깔이 진하게 섞인 독창적 컬렉션임은 분명하나 슈프림에 야속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