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언더아머(Under Armour)가 에이셉 라키(A$AP Rocky)와의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뛰어난 음악성만큼이나 개성 넘치는 패션으로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아티스트 에이셉 라키는 언더아머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에 합류, 그간 스포츠 기어에 치중되었던 언더아머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전력으로 많은 이의 기대를 불러 모았다. 그리고 지난 금요일, 에이셉 라키는 자신의 크리에이티브 크루 AWGE와 언더아머의 협업 스니커를 공개했다.
그간 소셜미디어와 여타 매체를 통해 공개한 것과 같이 AWGE와 언더아머의 합작 스니커 ‘SRLos’는 과거 스케이트보드 브랜드 오시리스(Osiris)가 발매한 스케이트보드 슈즈 ‘D3’의 외형을 닮았다. 오시리스의 프로 스케이터 데이브 메이휴(Dave Mayhew)의 세 번째 시그니처 스니커인 ‘D3’는 실제 그 주인공 메이휴가 하이킹 부츠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했으며, 당시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스케이터뿐 아닌 여러 뮤지션, 아티스트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에이셉 라키 또한 자신의 어린 시절 속 D3의 선풍적인 인기를 다시금 끄집어냈다. 한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당시 스케이드보드 신(Scene)에 한 획을 그었던 데이브 메이휴, 그리고 그가 탄생시킨 스케이트보드 슈즈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SRLos를 기획한 것. 또한 언더아머의 새로운 스니커에 완벽을 기하기 위해 그 장본인인 데이브 메이휴를 영입한 일 역시 프로젝트의 당연한 수순이었다.
지금에 와 아무도 찾지 않는 두꺼운 스케이트보드 슈즈를 만들어낸 에이셉 라키, 그리고 이러한 파격적인 디자인을 반감 없이 받아들인 언더아머의 화학작용은 앞으로도 이어질 둘의 흥미로운 협력 관계에 호기심을 더한다. 바로 작년 캐나다의 스케이트보드 브랜드 다임(Dime)이 DC 슈즈(DC Shoes)와 협업해 DC 슈즈의 간판 모델이었던 칼리스(Kalis)를 내놓은 바 있었지만, 스케이트보드와 아무 관련이 없는 언더아머의 이러한 결정은 많은 이의 머릿속에 물음표를 띄운다. 계속되는 어글리 슈즈의 열풍과 더불어 이번 에이셉 라키, 언더아머의 야심작이 또 다른 변혁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앞으로도 이들의 행보를 관심 있게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