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COVID-19) 사태로 현대인의 칩거생활이 길어진 오늘날, 외출과 외식업의 수요는 줄었지만, 영상 콘텐츠와 배달음식은 소비가 늘고 있다. 하루 이틀 쌓인 비슷한 식단과 일상에 눈과 입 모두 심심한 한때를 보내고 있다면 푸드 비주얼 아티스트이자 영상 디렉터 데이비드 마(David Ma)가 2년여 전 제작한 “Food Films”가 적절한 대안이 되겠다.
음식과 영화 두 가지 모두를 사랑한다는 데이비드 마는 프로젝트를 통해 할리우드 유명 4대 감독의 대표 영화와 요리의 만남을 시각화한다. 할리우드 유명 4대 감독 웨스 앤더슨(Wes Anderson), 알폰소 쿠아론(Alfonso Cuarón), 마이클 베이(Michael Bay), 쿠엔틴 타란티노(Quentin Tarantino)가 그 영감의 대상이다. ‘각 감독이 음식을 만든다면?’이라는 아이디어에서 기인해 선보인 4개의 영상에는 그들이 영화에 투영한 특유의 시각적 취향을 반영했다.
먼저 웨스 앤더슨의 부다페스트 호텔에서 상상력을 발휘한 스모어 레시피는 불에 구운 마시멜로를 크래커에 곁들이는 내내 앤더슨 감독의 특징인 디테일한 연출과 좌우 대칭적 구도가 드러난다. 또한 마이클 베이의 트랜스포머에서 영감을 받은 와플 조리법은 스모어에 비해 정교한 제작과정을 거쳐 박진감과 SF요소를 더한다. 알폰소 쿠아론이 만든 핫케이크를 상상한 영상은 그의 대표작 그래비티 특유의 공간감이 돋보이고, 쿠엔틴 타란티노의 스파게티는 긴박함과 찰진 액션 연출로 유혈사태를 연상시킨다.
“Food Films”는 음식만큼 영화를 사랑하는 데이비드가 시청자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레시피를 선보이기 위해 제작한 시리즈다. 아무런 경제적 이익을 바라지 않고 자급자족으로 제작한 프로젝트는 스토리보드, 촬영 세트 디자인, 소품의 스타일링 등 치밀한 계획이 필요했으며 3일이란 기간 동안 팬텀 플렉스(Phantom Flex) 카메라로 촬영되었다. 그를 제외하고도 영상 제작에 동원된 모든 구성원은 프로젝트에 적극 공헌했다고 하는데, 소품 감독은 팬케이크를 공중에 뜨게 하고 토마토가 흩뿌려지는 효과를 주기 위해 트램펄린, 토마토즙이 들어간 물총까지 제작했다고 한다.
데이비드 마는 해당 시리즈를 선보인 이후 곧이어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Nolan), 팀 버튼(Tim Burton), 알프레드 히치콕(Alfred Hitchcock) 등으로 구성된 후속판을 염두에 두는 중이라 밝혔지만, 그에 대한 소식은 아직 잠잠한 상태. 집에서 해당 레시피를 똑같이 재현하기엔 어려움이 있어 보이지만 이번 주말, 각 감독의 미학과 영화 요소를 반영한 영상으로 눈요기해보자.
이미지 출처 | David Ma